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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구 씨의 기막힌 사연 빵구 씨 아내가 들려준 이야기는 정말 기막히고 황당했다. 이걸 믿어야 하나 의심하면서도 이야기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한 달 전이었어요. 하얀색 고양이가 나타나 문밖에서 우는 거예요. 배가 고파서 그러나 싶어 편의점에서 캔사료를 사서 놓아주기도 하고 집에 있는 참치도 주었는데 먹지를 않고 계속 우는 거예요. 남편이 엄청 괴로운 표정으로 있길래 안되겠다 싶어 슬그머니 나가 고양이를 쫓아버렸어요, 그런데 고양이를 쫓아버린 그날 밤에 남편도 사라져버렸어요. 이상한 편지 한 장만 남긴 채..." "무슨 내용이어었어요? 궁금해서 미치겠어요..." 나는 정말 편지내용이; 궁금해서 몸이 근질거렸다. 빵구 씨 아내의 얼굴을 보며 침을 꼴깍 삼켰다. 빵구 씨 아내는 후~ 짧게 숨을 내쉬더니 입을 열었다. 편지 내용은.. 2020. 10. 17.
빵구 씨 가족을 만나다 10월 2일에 올린 빵구 씨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기쁜 소식을 알려야겠다. 오늘 우연히 해운대 센텀에 위치한 휴대폰 매장에서 빵구 씨의 가족을 만났다. 아내와 아들, 쌍둥이 딸. 가족 모두가 빵구씨와 판박이처럼 닮아서 바로 알아봤다. 그들은 빵구 씨와 같은 자세를 하고선 창밖을 보고 있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 같기도 하고 곧 창밖으로 뛰쳐나갈 자세처럼 보였다. 가만 있을 내가 아니었다. 호기심과 반가운 마음에 가까이 다가갔다. "저...혹시, 빵구 씨 가족 아닌가요?" "헉, 우리아빠다!" "네 맞아요.....근데.. 제 남편을 어떻게 아세요?" 나는 휴대폰을 꺼내 빵구 씨 사진을 보여주었다. "남편이 맞아요!" 빵구 씨의 아내는 남편과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숨가쁘.. 2020. 10. 16.
부산 범어사 계단 위에서 늦은 오후, 대웅전으로 가던 발걸음을 잠시 멈추었다. 계단을 따라 걸려있는 예쁜 등을 보기 위해서다. 쭈욱 이어진 계단을 따라 가던 시선은 모퉁이를 따라 가지 못했다. 어디까지 이어진 걸까... 그 너머를 상상하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 판타지는 눈에 보이지 않는 그 너머를 상상하는 데서 태어난다. 눈에 보이는 세상은 가끔 시시하고 지루하다. 너무나 일상적인, 펑범하고 단조롭고 단순한 삶은 매너리즘과 나태에 빠지게 한다. 우리 인간은 꿈을 꾸는 존재다 이 세상에 있지도 않은 일들을 상상하고 계획하며 실현하기도 한다. 공상과 상상에서 과학의 많은 부분이 싹터 발전했듯 상상력은 하나의 세계를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우리사회는 엉뚱함을 터부시해왔다 지극히 정상적이고 상식적이고 평범한 사람의 범주는.. 2020. 10. 15.
감천문화마을 먼 바다를 내려다보는 집들 산비탈에 서로의 어깨를 딛고 아슬아슬하게 층층이 서 있는 집들 그 사이 사이로 구불구불 바람이 몸을 틀고, 총총 별이 머물다 간다 2020. 10. 14.
[영화] 리바이어던 감독 : 안드레이 즈비아긴세프 주요 출연진 : 콜랴 역 알렉세이 세레브리아고프 릴랴 역 엘레나 리야도바 드미트리 역 블라디미르 브도비첸코프 바딤 시장 역 로만 마드야노프 영화 은 한 인간이 괴물과도 같은 권력에 맞서 싸워야 하는 이야기를 사실적이고 강렬하게 담아냈다. 안드레이 즈비아진세프 러시아 감독의 영화로 2014 칸영화제 경쟁부문 최우수 각본상을 수상하였다. 또한 유럽의 유력한 일간지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나는 처음 이 영화를 부산국제영화제 때 보았다. 그때의 충격이란.... 내가 가졌던 러시아 영화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을 보기 좋게 깨트린 영화였다. 은 러시아 바닷가 마을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삶의 터전인 콜랴의 집과 자동차 정비소를 팔라는 바딤 시장의 제안을 거절하는데서 시작된다. 은 한마디로 .. 2020. 10. 13.
보호색 살아가기 위해서는 저마다의 삶의 방편이 있다. 나뭇잎 벌레는 천적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나뭇잎처럼 위장을 해서 살아간다. 나뭇잎 나비도 마찬가지다 자벌레도 마찬가지다 나뭇가지 자벌레도 마찬가지다 나는?..... 위장을 할 수가 없다.. 사람인 척 하는 게 위장인 건가?... 어제 낮에 직장동료에게 들었던 말이 떠올라서 그 얘기를 쓰려다가 저녁 밥상에서 과음을 한 탓에 한 문장 치는데 몇 번을 지우고 했던 것 같다. (남편이 그 넘의 닭볶음탕만 안 해놨어도....) 요즘 매일 글쓰는 습관을 들이고 있는 중이라 정신을 집중하고 눈을 부라리고 썼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고개가 자꾸 떨어졌다. 쿨쿨~~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 오타 없이 문장은 제 자리에 잘 있었다. 쓰다가 만 글을 보니 피식 웃음이 났다. 내가 사.. 2020. 10. 12.
[영화] 원더 Wonder 감독 : 스티븐 크보스키 주요 출연진 : 어기 역( 제이콥 트렘블레이), 엄마 역(줄리아 로버츠) 아빠 역(오웬 윌슨) 누나 비아 역(이자벨라 비도빅) 잭 윌 역(노아 주프) 뉴욕타임즈 선정 베스트셀러에 118주 동안 이름을 올린 RJ. 팔라시오의 원작 '원더'를 바탕으로 만든 는 제목 그대로 놀라움을 주는 영화다. 가족 영화이면서 우리에게 건네는 용기와 위로가 있다. 편견에 맞서 자신의 우주를 확장시킨 어기와 가족,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태어날 때부터 안면기형인 열 살 소년 어기, 가족 안에서 놀던 어기를 세상 밖으로 내 보낼 준비를 하는 가족들은 걱정과 기대로 긴장한다. 어기 또한 27번의 수술을 견뎌낸 긍정적인 아이지만 세상 밖은 경험해보지 않은 미지의 세계라 두렵다. 혼자서 학교에 가던 첫 .. 2020. 10. 11.
10월에 어울리는 하이쿠 시월이어서 아무 데도 안 가고 아무도 안 오고 -쇼하쿠 시월이면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바람이 불어 옷깃을 여미게 된다. 이제 곧 닥칠 겨울의 문턱에서 잠시 주춤하며 서 있는 셈이다. 날이 추우면 마음까지 얼어붙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내가 그러한데 너는 오죽할까?...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발이 묶여 있는 요즘, 쇼하쿠의 하이쿠는 절실하게 와 닿는다.스스럼 없던 인간관계에 균열이 오기 시작하고서로를 믿지 못하는 불신의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아무 데도 안 가고아무도 안 오는 귀뚜라미가 울고 있네 허수아비 소매 속에서 -지게쓰 시인의 상상력이란! 그렇다면 나는 가을이 허수아비 소매 속에서 울고 있다고 해석하겠다.안 그래도 요즘 귀뚜라미 소리를 들을 수 있다.처서라는 절기가 되면 신기하게도 모기가 들.. 2020. 10. 10.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감독 : 웨스 엔더슨 주요 출연진 : 젊은 제로역 토네 레롤로니 / 늙은 제로역 F. 머레이 구스타브 역 랄프 파인즈 아가사 역 시얼샤 로넌 젊은 작가 역 주드 로 마담 D 역 (틸다 스윈튼) 마담 D의 아들역 드미트리(애드리언 브로디) 드미트리가 고용한 킬러 조플링 역 웰렘 데포 헨켈스 역 에드워드 노튼 올해 부산국제영화제가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축소 운영된다. 모든 부대행사와 계속 해오던 중요 일정들이 취소되었고 영화만 상영된다고 한다. 자리도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듬성 듬성 주어진다고 하니 축제분위기는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다. 영화제가 아니면 볼 수 없는 세계 각국의 영화들이 너무 궁금했는데 부산국제영화제 시민평론단으로 오랫동안 활동한 나로썬 여간 아쉬운 일이 아니다. 표를 구하는 것도 .. 2020. 10.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