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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6

조지 오웰 에세이 나는 왜 쓰는가 - 결국엔 그가 옳았음을 우리는 어떤 상황과 맞서야 할 때가 있다.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진즉에 물러나 앉거나 아니면 싸워나가야 한다. 조지 오웰 또한 고백하고 있지 않은가, “나는 그런 상황에 맞서 싸워야 한다”(64쪽) 고. 오웰은 부조리한 상황에 맞서 펜을 들어 제국주의, 파시즘, 공산주의, 자본주의 사회가 갖는 본성과 이면을 파헤치는 일에 무엇보다 열중하였던 것은 뭔가를 쓰고자 하는 욕구도 한 몫을 했을 터이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그의 통찰과 양심은 감상적인 믿음을 넘어서 매우 날카롭고 정확하게 문제의 본질을 꿰뚫어 보고 있다는데 있다. “자유에 어떤 의미가 있다면 그건 다른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을 그들에게 말할 수 있는 권리이다.”라고 했던 그의 펜 끝은 그래서 무디지가 않다. 거침없이 까발리고 비판한 탓에.. 2020. 4. 17.
엘리펀트맨 - 존엄성이란 어떨 때 빛을 발하는지 보여준 사람 엘리펀트맨 크리스틴 스팍스 지음, 성귀수 옮김 / 작가정신 / 2006년 10월 엘리펀트맨 1862년 영국의 한 소도시에서 태어난 기형인간 조지프 캐리 메릭의 삶과 죽음을 그린 실화소설이다. 이야기는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동명 영화가 큰 성공을 거두면서 본격적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인생을 바라보는 ... www.aladin.co.kr 엘리펀트맨 조지프 캐리 매릭은 1862년에 영국의 한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가 스물일곱의 나이로 침대에서 조용히 생을 마감한 한 남자다. 그 당시만 해도 아무것도 알려진 바 없는 신경섬유종증을 앓았던 존 메릭(작중이름)의 외모는, 사람들에게 혐오감을 줄 정도였다고 한다. 나와 다름에 대해 쉽사리 받아들이고 인정하려 들지 않은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 2020. 4. 16.
프랑스적인 삶 - 어차피 삶은 현재 진행형일 수밖에 프랑스적인 삶 - 제100회 페미나 문학상 수상작 장폴 뒤부아 지음, 함유선 옮김 / 밝은세상 / 2005년 12월 프랑스적인 삶 한 프랑스 남자의 자화상을 정권의 변천사와 함께 그려낸 소설. 프랑스 인들이 겪어온 격변의 시대를 주인공 폴 블릭의 반세기를 통해 보여준다. 2004년 출간되어 프랑스 독자들로부터 압도적인 공감을 얻었고, 같은... www.aladin.co.kr 이 소설은 느리게 읽히면서도(프랑스 정치적 상황의 이해부족 탓) 유머와 삶의 아이러니와 비극적 요소들로 인해,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 제목이 '프랑스적인 삶'이긴 해도 기실 평범한 한 개인의 삶이자 가족사이다. 역사의 수레바퀴 아래서 개인은 짓밟히는 자갈에 불과할지라도, 라고 시작하고 을 읽거나 이해한다면 큰 오산이다.. 2020. 4. 16.
하얀성 - 왜 나는 나인가에 대한 우문현답 하얀 성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문학동네 / 2006년 3월 하얀 성 하얀 성은 소설의 실제 저자가 문서보관소에서 17세기 것으로 추정되는 모종의 필사본을 발견하고 그것을 현대어로 바꾸어 세상에 내놓게 된 경위를 밝히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리고는 곧장 이 진위가 확실치 않은 ... www.aladin.co.kr 은 우선 소설적 기법에서 특이한 형식을 취하고 있다. 17세기에 씌어진 이야기(필사본)속의 (푸코의 '장미의 이름'이 그랬던 걸로 기억한다) 화자가 그대로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데 마지막 장에 가서는 화자가 나에서 호자로 바뀐 것인지 그대로의 나인지 종잡을 수 없게 만든다. 작가인 파묵 자신도 그것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하였다. 이건 순전히 독자의 몫인 것이다. 표지 그림 에스허르의 올라.. 2020. 4. 16.
셀프 - 우리는 흔들리며 피는 꽃이다 셀프 얀 마텔 지음, 황보석 옮김 / 작가정신 / 2006년 7월 셀프 파이 이야기의 작가 얀 마텔이 1996년에 쓴 첫 장편소설. 한순간에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이 바뀌어버린 주인공 나의 30년에 걸친 삶의 이야기이다. 정신과 육체의 대립과 조화, 갈망의 본질을 섬세하고 유려한 필치... www.aladin.co.kr 《셀프》는 한마디로 성이 바뀐다는 기발한 상상력에 당혹스럽고, 예리하고도 아름다운 문장에 살을 에인 듯한 통증을 맛보게 하는 소설이다. 그렇다고 트랜스잰더 이야기냐고? 아니다. 단지 젊은 소설가이자, 세상을 누비는 여행자이며, 남자이거나 여자인 사람의 이야기일 뿐이다. 아주 어렸을 적의 기억을 더듬어, 현재 서른이 되기까지의 삶을 규정짓는 많은 것들 가운데 가장 큰 덩어리인 성(sex)과 .. 2020. 4. 14.
황진이 - 늑대의 혼을 가진 여자 황진이 1 전경린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4년 8월 황진이 1 전경린이 이번에는 비극적 운명의 굴레에 저항하고자 했던 황진이의 삶을 재조명했다. 작가는 황진이에게서 근대 신여성의 시조를 보았으며, 자기주장과 자유를 추구하는 현대여성의 모습을 발견했다. www.aladin.co.kr 《나, 황진이》의 저자 김탁환은 '실존 인물의 삶을 다루는 역사소설의 경우 그 인물의 행적을 어떤 경로를 통해 얼마만큼 알아내는가가 작품의 성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다' 라고 했다. 김탁환의 《나, 황진이》는 전경린의 《황진이》를 읽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김탁환의 황진이는 자신의 입으로 고백하는 일인칭 소설로, 단지 흥미유발이 아닌 삶과 황진이의 세계관, 사상 등을 철저한 고증과 탐구를 통해 한 인간이 가져.. 2020. 4.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