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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고도 아름다운 봄날 나의 우주에서 빛나던 별들 중 하나인 이모가 빛을 잃고 스러져갔다. 뇌졸중으로 병원에 가신지 14일 만이다. 세상천지에 온갖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는데 이모의 세계가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슬픔도 날리고 벚꽃잎도 날렸다 방울 방울 떨어저내리는 눈물처럼 꽃잎은 무심히도 날렸다 언니를 잃은 엄마는 아무렇지 않다고 하시지만 마음속은 온통 얼룩져있다 눈물과 회환과 추억과 서러움으로... 웃음기가 사라진 한풀 꺾인 목소리에서 얼룩진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왔다. 슬프고도 아름다운 봄날이다. 봄날은 내게 아주 특별한 계절이다. 사계절 중에 가장 좋아하기도 하지만 가장 슬픈 계절이기도 하다 내가 사랑한 할머니, 아버지, 이모를 모두 봄에 잃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월호의 아이들.. 그렇게 봄은 오고 봄은 그렇게 갔다. .. 2021. 4. 9.
3월에 읽는 하이쿠 보이는 곳마음 닿는 곳마다올해의 첫 벚꽃 -오토쿠니 파란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는 벚꽃을 보자마자 떠오르는 그림이 있었다. 바로 빈센트 반 고흐의 아몬드꽃이었다. 건물을 오려내면 파란하늘과 꽃만 남을 것이다. 이미지가 너무 닮은 풍경이다. 보통 남쪽 지방의 벚꽃 개화시기는 3월 중순쯤인데 벌써 벚꽃이 피다니 무슨 일일까?...봄이 되어도 벚꽃이 피고 진 것도 모른 채 봄을 보낸 적도 있고벚꽃이 언제 피나하고 기다리며 봄을 맞은 적도 있다.그런데 올해는 느닷없이 벚꽃이 피었다. 너무 때 이른 개화 앞에 어리둥절하다.올해의 첫 벚꽃이다.보이는 곳 마음 닿는 곳마다 기다리지 않아도 느닷없이 핀 벚꽃 때문에 기다리는 설레임보다 앞선 건 어리둥절이다.피어도 너무 많이 피었다.왜 그랬니?.. 꽃샘 추위에 질까 걱정된.. 2021. 3. 2.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우디 앨런 감독의 는 독특하고 아름다운 영화다. 낭만과 예술의 도시 파리로 모여들었던 과거의 예술가들을 만난다는 설정 뿐만 아니라 파리 곳곳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영상을 보여준다. 시간여행이라는 매력적인 소재로 많은 영화들이 나와있지만 과거 예술가들을 만난다는 건 얼마나 매력적인 일인가... 더욱이 소설가를 꿈꾸는 길 펜더와 같은 인물이 헤밍웨이, 스콧 피츠제럴드, T,S 엘리어스, 거트루드 스타인을 만났으니 거기다가 그들의 뮤즈인 아드리아나와의 꿈같은 로맨스라니... 꿈 같은 일이다. 는 한밤 중 파리에서의 꿈 같은 일을 그려낸다. 모더니즘과 댄디즘을 탄생시킨 예술과 철학의 도시, 파리는 영화 포스터에서처럼 고흐의 밤하늘과 현실이 만나는 곳, 누구나 꿈 꾸게 만드는 곳이다. 헐리웃에서 각본가로 잘 나가던.. 2021. 3. 1.
[영화] 나의 작은 시인에게 사라 콜란겔로 감독의 는 이스라엘 영화인 나다브 라피드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로 만든 를 재해석해서 만든 영화다. 는 제 19회 부산국제영화제 때 상영한 영화로 인상깊게 보았던 기억이 난다. 두 영화의 스토리는 같지만 는 와는 관점을 달리하였다. 유치원 교사인 리사가 천재 꼬마시인 지미를 만나면서 변해가는 과정을 놀라울 만큼 섬세하게 그려낸 영화다. 미묘한 감정선을 가진 리사 역을 맡은 매기 질렌할의 섬세한 연기와 채 여섯 살이 되지 않은 지미 역의 파커 세박의 놀라운 연기가 이 영화를 더욱 빛나게 해준다. 유치원 교사인 리사는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삶에 회의를 느끼고 예술적 욕망에 이끌려 시창작교실을 다니게 된다. 하지만 시에 재능이 없는 리사는 매번 관심도 특별한 코멘트도 받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 2021. 2. 28.
비 오는 날에 비/ 원구식 높은 곳에 물이 있다. 그러니까, 물이 항상 낮은 곳으로 흐른다는 말은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물은 겸손하지도 않으며 특별히 거만하지도 않다. 물은 물이다. 모든 자연의 법칙이 그러하듯, 낮은 곳으로 흐르기 위해, 물은 높은 곳으로 올라가지 않으면 안 되었을 것이다. 이 평범한 사실을 깨달은 후 나는 네게 “하늘에서 물이 온다”고 분명히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너와 내가 ‘비’라고 부르는 이 물 속에서 내가 가장 잘하는 일은 자전거를 타고 비에 관한 것들을 생각하는 것이다. 지금 내리는 이 비는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지금 이 순간 이 비가 오지 않으면 안 될 그 어떤 절박한 사정이 도대체 무엇인가? 이런 것들을 생각하면서 자전거를 타고 하염없이 어디론가 물처럼 흘러가는 것인데, 어느 날 두.. 2021. 2. 26.
르네 마그리트 <투시>를 읽다 남자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알을 보면서 새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정말 놀라운 능력이다. 투시는 감각 기관이 아닌 초자연적인 능력에 의하여 감지하거나 막힌 물체를 훤히 꿰뚫어 보는 능력을 말한다. 화가는 알속의 새를 그려내고 있다., 둘 중 하나다. 사기꾼이거나 진짜 능력자이거나... 알에서 새가 태어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화가가 그리는 새가 정말 알에서 깨어난다면?.. 아무튼 문제의 본질을 보려는 노력. 그것보다 중요한 건 없다... flower-thief20.tistory.com/277?category=804438 르네 마그리트 을 읽다 그림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이상하다.. 하늘은 낮이고 지상은 밤이다. 상식과 완전 배치되는 이질적인 두 세계가 함께 공존하고 있다. 이쪽과 .. 2021. 2. 24.
[영화] 세인트 빈센트 는 테오도어 멜피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으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영화로 만든 작품이다. 그는 젊은 나이에 형이 죽자 어린 조카를 입양해 키웠다. 어느 날 조카가 학교에서 ‘자신에게 영향을 준 카톨릭 성인과 실제 삶에서 그 성인을 닮은 사람을 찾으라’는 과제물을 받게 되었다. 조카는 입양된 아이들의 수호 성인으로 불리는 로체스터의 세인트 윌리엄과 삼촌인 자신을 선택했고, 이에 감동한 멜피 감독은 이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기로 결심했다. 감독과 각본, 프로듀서까지 모두 맡아 첫 장편인 를 완성하게 되었다고 한다. 까칠하고 철없는 60살의 빈센트와 애어른인 10 살의 올리버와의 우정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냄으로써 잔잔한 감동과 인생의 달콤쌉싸름을 전한다. 올리버(제이든 리버허)와 엄마(멜리사 맥카시)는 새집.. 2021. 2. 23.
봄, 바람난 토끼들~ 봄이라고 불러야 하나? 텃밭학교 정원에 산수유도 피어나고 앞산 진달래도 피었다. 토끼들은 그 어느 때보다 활기차다. 봄, 바람난 토끼들... 이제 곧 여기저기서 새끼들이 태어날 것이다. (긴장된다...) 일 년 전 두마리에서 시작된 토끼는 개체수를 뻥튀기하듯 늘려갔다. 임신기간이 한 달 조금 더 된다고 하니... 모든 녀석들이 가임기에 있으니 둘이 친한 척 붙어 있는 것만 봐도 긴장된다. 일단 눈에 띄었다하면 떼어놓기 바쁘다. 그동안 태어나고 죽고 탈출하고 별별 일이 다 있었지만 언제봐도 귀여운 녀석들이다. 하지만 이제 더는 토끼가 태어나는 것을 아무도 원치 않게 되었다. 우리나라 출산율을 생각하면 암울하지만 토끼의 출산율도 마찬가지로 암울하다~ 2021. 2. 22.
방탄소년단 뷔와 데이트를... 요즘 자주 피로를 느낀다. 2개월 전, 목디스크 진단 이후 매주 도수치료를 받고는 있지만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지 않는다.일단 컴퓨터 앞에 오래 앉아 있을 수 없다. 나와의 약속인 매일 글을 써야하는 일도 가끔 고역이다.당분간 쉴까... 그러다 영원히 손을 놓을 것 같아. 꾸역꾸역 하루하루를 견뎌내고 있다. 그래서 몇 가지 규칙을 세워두었다. 휴일은 아무것도 안하고 무작정 쉬기. 가끔 걷기, 짧게라도 운동하기!자는 시간도 아까워했는데 이젠 낮잠도 마음놓고 잔다. 오늘도 장장 네 시간을 어딘가를 헤매다 왔다. 식당엘 갔다.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이 북적이는 식당이었다.그런데 낯 익은 얼굴이 눈에 확 들어왔다. 모자를 눌러쓰고 부모님과 남동생으로 보이는 가족과 식사를 하고 있었다. "앗! 뷔다 뷔!"내가 .. 2021. 2.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