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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텃밭학교3

텃밭정원에 핀 꽃들 꽃은 식물의 생식기라고 할 수 있다. 색깔과 향기로 곤충과 새와 바람과 물을 이용해 꽃가루받이를 한다. 즉 종족번식을 하는 셈이다. 위대한 생명의 힘이다. 텃밭 주위 어디에서나 꽃을 볼 수 있다. 저마다 다른 모양과 색깔과 향기로 세상의 한 귀퉁이를 수놓고 있다. 힘들고 지친 사람들에게 위로를 건네기도 하고 나풀거리며 손을 뻗기도 한다. 힘들고 외로울 때 꽃의 손을 잡아 본 사람들은 안다. '스스로 그러한 것들이'주는 위안이 얼마나 큰지를 말이다. 꽃 또한 스스로 그러한 존재이다. 어디에서나 꽃을 볼 수 있지만 특히 한적한 길이나 산길에서 마주치는 꽃은 다르게 다가온다. 하나의 큰 존재로 여겨지기도 한다. 사람만이 사람에게 사랑이 될 수 없다. 하찮다고 여기는 모든 것들이 어느날 문득 크나큰 사랑이 된다.. 2020. 5. 18.
귀여운 토끼들~ 하지만... 눈 주위로 검은 털이 나 있어 눈이 엄청 커보임. 어린이텃밭학교 동물농장에 작년 가을 쯤에 토끼 다섯 마리가 왔다. 닭 아홉 마리와 공작 두 마리, 아름다운 금계 한 마리, 기러기 두 마리가 살고 있는 우리에 조용히 풀어놨다. 그러다 올 3월에 갑자기 토끼 다섯마리가 태어났다. 그리고 4월 말에 네 마리가 또 태어났다. 이러다간 곧 토끼로 뒤덮이지 않을까...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아찔했다. 귀엽고 앙증맞은 모습과 달리 번식의 문제는 또 다른 것을 고민하게 만든다. 개체수를 인위적으로 조절해야 하는데 입양 보내지 않으면..... 으악 상상도 하기 싫다. 그래서 또 새끼를 낳을까봐 두 녀석이 가까이 붙어 있는 것만 보아도 훼방을 놓아 떨어뜨려 놓게 된다. 연애 훼방꾼으로서의 하루 일과가 너무 고달프다... .. 2020. 5. 16.
공작, 너의 꿈을 응원한다! 내가 근무하는 어린이 텃밭학교 동물농장에는 공작 한쌍이 살고 있다. 수컷은 암컷에게 잘 보이려고 하루에도 여러 번 커다란 날개를 펼쳤다 접었다 한다. 푸르르 털기도 하고 붉은 똥꼬가 보이게 엉덩이를 암컷앞에 들이대기도 한다. 하지만 암컷은 짐짓 딴청이다 머리에 우아한 왕관을 쓰고는 딴곳을 보고 있거나 아니면 닭들과 사이좋게 몰려다니곤 한다. 정말 관심이 없는 건지... 내숭을 떠는 건지... 외모가 자기 스타일이 아닌 건지... 똥줄타게 하려고 하는 건지... 우리의 공작부인 속을 전혀 알 길이 없다. 에혀~애가타는 우리의 수컷은 더욱 더 날개를 소리내어 턴다. 언제쯤 수컷의 꿈이 이루어지려는지 ... 하루에도 여러 번 커다란 날개를 펼쳤다 접었다 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물어보진 않았지만 나는 알고 있.. 2020. 5.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