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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앞에서 서성거리다48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우디 앨런 감독의 는 독특하고 아름다운 영화다. 낭만과 예술의 도시 파리로 모여들었던 과거의 예술가들을 만난다는 설정 뿐만 아니라 파리 곳곳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영상을 보여준다. 시간여행이라는 매력적인 소재로 많은 영화들이 나와있지만 과거 예술가들을 만난다는 건 얼마나 매력적인 일인가... 더욱이 소설가를 꿈꾸는 길 펜더와 같은 인물이 헤밍웨이, 스콧 피츠제럴드, T,S 엘리어스, 거트루드 스타인을 만났으니 거기다가 그들의 뮤즈인 아드리아나와의 꿈같은 로맨스라니... 꿈 같은 일이다. 는 한밤 중 파리에서의 꿈 같은 일을 그려낸다. 모더니즘과 댄디즘을 탄생시킨 예술과 철학의 도시, 파리는 영화 포스터에서처럼 고흐의 밤하늘과 현실이 만나는 곳, 누구나 꿈 꾸게 만드는 곳이다. 헐리웃에서 각본가로 잘 나가던.. 2021. 3. 1.
[영화] 나의 작은 시인에게 사라 콜란겔로 감독의 는 이스라엘 영화인 나다브 라피드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로 만든 를 재해석해서 만든 영화다. 는 제 19회 부산국제영화제 때 상영한 영화로 인상깊게 보았던 기억이 난다. 두 영화의 스토리는 같지만 는 와는 관점을 달리하였다. 유치원 교사인 리사가 천재 꼬마시인 지미를 만나면서 변해가는 과정을 놀라울 만큼 섬세하게 그려낸 영화다. 미묘한 감정선을 가진 리사 역을 맡은 매기 질렌할의 섬세한 연기와 채 여섯 살이 되지 않은 지미 역의 파커 세박의 놀라운 연기가 이 영화를 더욱 빛나게 해준다. 유치원 교사인 리사는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삶에 회의를 느끼고 예술적 욕망에 이끌려 시창작교실을 다니게 된다. 하지만 시에 재능이 없는 리사는 매번 관심도 특별한 코멘트도 받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 2021. 2. 28.
[영화] 세인트 빈센트 는 테오도어 멜피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으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영화로 만든 작품이다. 그는 젊은 나이에 형이 죽자 어린 조카를 입양해 키웠다. 어느 날 조카가 학교에서 ‘자신에게 영향을 준 카톨릭 성인과 실제 삶에서 그 성인을 닮은 사람을 찾으라’는 과제물을 받게 되었다. 조카는 입양된 아이들의 수호 성인으로 불리는 로체스터의 세인트 윌리엄과 삼촌인 자신을 선택했고, 이에 감동한 멜피 감독은 이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기로 결심했다. 감독과 각본, 프로듀서까지 모두 맡아 첫 장편인 를 완성하게 되었다고 한다. 까칠하고 철없는 60살의 빈센트와 애어른인 10 살의 올리버와의 우정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냄으로써 잔잔한 감동과 인생의 달콤쌉싸름을 전한다. 올리버(제이든 리버허)와 엄마(멜리사 맥카시)는 새집.. 2021. 2. 23.
[영화] 송곳니 요르고스 란티모스 그리스 영화감독의는 매우 특이한 영화다. 영화 자체가 독재에 대한 우화, 혹은 거대자본과 권력에 대한 신랄한 은유로 가득하다. 에서 눈여겨 볼만한 것은 높은 담장과 그들이 교육 받는 언어다. 담장은 자유의 한계이고 언어는 세뇌이자 인식의 틀로 작용한다. 담장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사람은 아버지뿐이다. 그는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자신의 뜻대로 계획하고 통제하고 권력을 행사한다. 특이한 것은 이들에겐 이름이 없다는 사실이다. 주체로서의 변별성을 획득하는 술어도 갖지 못한 채, 가족이란 이름으로 뭉뚱그려진다. 몸은 다 큰 어른이지만 어린아이마냥 순수한 본능과 무지만 표출될 뿐이다. 욕망도 수치심도 없이 사소한 것을 얻기 위해 오빠의 섹스파트너인 크리스티나의 성기를 (이들은 키보드라 부른다).. 2021. 2. 19.
[영화] 코코(COCO) 를 세 번이나 봤다. 영화, 드라마, 책을 통틀어 세 번이나 반복해서 본 건 아마도 처음 있는 일 같다. 아무리 재미있어도 다음 장면, 대사들이 문득 문득 떠올라 반감되는데 이상한 일이었다. 세 번 보면서도 지겹지 않았던 것은 이 영화에 매료되었던 건 아닐까 싶다. (어떤 면에서?.... 그냥 다~~ 영화의 소재, 단단한 스토리 구조, 음악, 개성 넘치는 캐릭터, 미술적 아름다움, 색감, 미장센, 주제, 배경, 메시지. 반전 등등.) 멕시코 마을 산타 세실리아에 사는 소년 미구엘은 뮤지션이 꿈이다. 하지만 가족들은 음악을 싫어하며 미구엘의 꿈을 반대한다. 대대로 내려오는 가업인 신발제작 일을 하길 바라지만 미구엘은 전설적인 뮤지션인 에르네스토 델라 크루즈를 보며 꿈을 키워나간다. 죽은 자를 기리는 가족사.. 2021. 2. 16.
[영화] 승리호 요즘 넷플릭스를 뜨겁게 달구는 조성희 감독의 를 드디어 봤다!우주공간에서 벌어지는 한국판 SF 영화라니... 비교적 만족스러웠는데 점수를 주자면시각특수효과(VFX)와 개성 넘치는 캐릭터⭐⭐⭐⭐⭐시나리오 ⭐⭐⭐⭐조연급 배우들의 어설픈 연기, 대사가 명확하게 들리지 않는 오디오 상태 ⭐⭐⭐다.SF영화는 어설프게 만들면 진짜 못 봐 주는데 는 그런 면에서 일단 합격점이다.시각특수효과는 헐리웃 영화에 뒤지지 않을 만큼의 완성도가 있었고, '승리호'를 이끌어가는 네 명의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보는 재미 또한 쏠쏠했다. 딸의 시체라도 찾기 위해 돈 되는 일이라면 뭐든 하는 승리호의 조종사 태호(송중기), 과거 우주 해적단을 이끌었던 뛰어난 두뇌와 지랄맞은 성격의 소유자 장선장(김태리), 과거 갱단 두목으로 문신과 .. 2021. 2. 14.
[영화] 로맨스 조 제 16회 부산국제영화제 시민평론가상 옐로우 파인트리상을 수상한 는 이광국 감독의 첫 장편이다. 5년간 홍상수 감독의 조감독으로 일한 이광국 감독은 누구나 꿈꾸는 마법 같은 이야기에 대해 기존 영화 문법과는 다른 방식으로 를 통해 보여준다. 3백만 관객을 동원하며 스타 감독으로 자리매김한 이감독이 도저히 이야기가 떠오르지 않자 다음 차기작을 위해 시골에 갇혀 지내게 된다. 심심풀이로 부른 다방레지에게서 우연히 '로맨스 조'의 기묘한 러브스토리를 듣게 된다. 다방에 한 아이가 '초희'라는 이름을 가진 엄마를 찾는다며 찾아오게 되고, 다방레지는 배달 간 여관에서 방을 잘못 찾는 바람에 '로맨스 조를 만나게 된다. 자살을 기도했던 로맨스 조는 다방레지에게 첫사랑 초희와의 사랑이야기를 들려주게 되는데... 서사.. 2021. 1. 24.
[영화] '두만강', '댄스타운' 이란성 쌍둥이 같은 영화 삶의 조건을 구성하는 공간과 시간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다가 '이제 만나러 갑니다' (약칭 이만갑) 를 본 적이 있다. 탈북과 북송으로인해 죽을 고비를 넘기고 한국에 정착하기까지의 눈물겨운 과정을 들려주는 탈북미녀들이 나오는 프로그램이다. 현재 북한을 탈출해서 한국에 정착한 새터민 수는 수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북한을 탈출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목숨을 걸고 두만강을 건너고 있다. 그들 중 많은 이가 중국 땅에 닿기도 전에 익사나 동사, 총에 맞거나 굶주림으로 죽는다고 한다. 겨우 살아남은 자들은 중국이나 동남아 일대로 숨어들어 온갖 수난을 겪으면서도 망명을 꿈꾸며 살고 있다.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벌어지는 중국 동포와 북한 동포의 연민과 갈등을 보여주는 영화 과 한국에서 새터민으로 살아가는 한 여성.. 2021. 1. 19.
[영화] 이제 그만 끝낼까 해 뭐 이런 영화가 다 있어?....투덜대며 두 번에 걸쳐 보고서야 각본과 연출을 맡은 찰리 카프먼의 속삭임이 들려왔다. "뭐 이런 영화도 있지..." 하긴 시간의 흐름에 따른 스토리에 익숙한 관객들에게 가끔 이런 영화는 신선한 자극제가 되어준다. 마치 퍼즐맞추기 게임을 하듯 머리를 굴려야 한다 그래서 뭐가 어찌 됐다고?...짜증과 탐구정신을 동시에 유발시키는 는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소설을 읽지 않은 사람이 이해하기에는 너무 불친절하고 난해한 영화다. 여자가 고질적 어긋남 때문에 헤어질 것을 고민하는 것처럼 영화 또한 관객의 기대와는 한참 어긋나 있다. 시간의 연속성 위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는 게 아니라 현재인지 과거인지 모르는 시간이 마구 엉켜있고 끝없는 반복속에서 이야기가 우로보로스처럼 꼬리를 .. 2021. 1.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