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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앞에서 서성거리다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by 나?꽃도둑 2021. 3. 1.

 

 

우디 앨런 감독의 <미드나잇 인 파리>는 독특하고 아름다운 영화다. 낭만과 예술의 도시 파리로 모여들었던 과거의 예술가들을 만난다는 설정 뿐만 아니라 파리 곳곳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영상을 보여준다. 시간여행이라는 매력적인 소재로 많은 영화들이 나와있지만 과거 예술가들을 만난다는 건 얼마나 매력적인 일인가... 더욱이 소설가를 꿈꾸는 길 펜더와 같은 인물이 헤밍웨이, 스콧 피츠제럴드, T,S 엘리어스, 거트루드 스타인을 만났으니 거기다가 그들의 뮤즈인 아드리아나와의 꿈같은 로맨스라니... 꿈 같은 일이다. <미드나잇 인 파리>는 한밤 중 파리에서의 꿈 같은 일을 그려낸다.

모더니즘과 댄디즘을 탄생시킨 예술과 철학의 도시, 파리는 영화 포스터에서처럼 고흐의 밤하늘과 현실이 만나는 곳, 누구나 꿈 꾸게 만드는 곳이다.

 

 

지베르니에 있는 모네의 정원에서 키스하는 길과 약혼녀 이네즈

헐리웃에서 각본가로 잘 나가던 길 펜더(오웬 윌슨)는 약혼자 '이네즈'(레이첼 맥아담스)와 예비 장인 장모와 함께 파리로 여행을 온다. 그러다 이네즈 친구인 애인인 폴의 커플과 만나게 되고 두 커플은 함께 파리 이곳저곳을 돌아다닌다. 길은 내키지 않은 댄스파티를 뒤로하고 홀로 파리거리를 배회한다. 길은 한적한 뒷골목으로 접어든 곳에서 종소리와 함께 나타난 차에 올라타게 되고 길은 1920년대로 가게 된다. 각본가의 생활을 접고 소설가가 되기 위해 습작을 하던 길은 평소에 동경하던 헤밍웨이와 스콧 피츠제럴드, T,S 엘리어스, 거트루드 스타인 등의 작가들과 피카소, 모딜리아니 화가들을 만나게 된다.

 

 

 

애드리아나와 데이트 중인 길

 

그 날 이후 매일 밤 1920년대로 떠난 '길'은 카바레 물랑루즈와 레스토랑 맥심을 들락거리며 예술가들과 꿈 같은 시간을 보내게 된다. 자신의 작품을 거트루드 스타인에게 보여주기도 하고 헤밍웨이가 읽고 조언을 해주기도 한다. 그러다 헤밍웨이와 피카소의 연인이자 뮤즈인 ‘아드리아나’(마리옹 꼬띠아르)에게 점점 끌리게 된다.

2010년 파리로 돌아온 길은 레코드가게에서 콜 포터의 엘피판을 사서 오는 길에 우연히 아드리아나의 이름이 적힌 다이어리를 발견하게 된다. 

2010년 벼룩시장에서 아드리아나의 일기장을 발견한 길
박물관가이드로 깜짝 출연한 대통령 영부인이던 카를라 부르니

 

투어 때 알게 된 박물관가이드에게 프랑스어로 쓰여진 아드리아나의 일기장을 읽어달라고 요청한다. 아드리아나와의 로맨스를 알게 된 길은 귀걸이 선물을 준비해 그녀를 찾아간다.

둘은 거리를 걷다가 마차를 타게 되고 예술과 문학 등 문화적 붐이 일어나던 시기인 벨 에포크 시대(1871-1914)로 가게 된다. 흔히 '좋은 시절' '아름다운 시절'로 불리우는 벨 에포크는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터지면서 막을 내리게 내리는데, 길과 아드리아나가 간 시기는 1890년대로 그곳에서 살바도르 달리와 고갱, 화가이자 사진작가인 만 레이 등을 만난다. 그들과 황금시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길은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된다. 길이 황금시대라고 동경하던 1920년대의 인물들과 벨 에포크 시대의 사람들 모두 현재보다 과거를 동경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1920년대를 살아가던 아드리아나 역시 벨 에포크 시대를 동경한 나머지 그곳에 남길 원해 그녀와 헤어진다.

 

 

 

길은 황금시대라고 여겼던 1920년대로 더는 돌아가지 않는다. 길의 소설을 읽은 헤밍웨이의 지적에 따라 약혼녀 이네즈가 폴과 바람을 피웠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네즈와도 헤어진다.

길은 다시 파리 거리로 나선다. 그때 반대편에서 걸어오는 레코드가게 가브리엘(레아 세두)과 마주친다. 갑자기 내린 비를 피하지 않고 걷는 두 사람 위로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다.

 

우디 앨런의 작품 중 최고의 흥행작이자 아카데미, 골든글로브 각본상을 거머쥔 <미드나잇 인 파리>는 스토리가 정말 탄탄한 작품이다. 또한 영화로 무엇을 전달할지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영화초반에 폴 커플과 투어하는 장면에서 1920년대를 황금기라고 생각한다는 길의 말에 '과거를 그리워하는 건 부정'이라는 대사가 이미 나온다. 길은 동경하던 과거를 경험하고서야 그 말의 의미를 알게 된다. 벨 에포크 시대에 남고자 하는 아드리아나와의 대화에서 길의 깨달음이 잘 전달되고 있다. 

"과거로 돌아가서 살면 과연 행복할까?" 

당대를 사는 사람은 절대 현재를 황금기라고 여기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길은 현재에 충실하기로 한다. 동경하던 파리는 이제 다르게 다가온다. 파리에서 길을 잃고 파리에서 새로운 길을 다시 찾은 길 펜더는 새로운 출발선 위에 서 있음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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