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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4

닭들의 전쟁 2 닭의 세계에 뛰어들어 간섭할 수도 해결할 수도 없어 어찌지 못하고 시간만 흘러갔다. 수탉과 다른 암탉들은 여전히 사이좋게 지냈지만 언제나 일촉즉발의 기운이 감돌았다. 슈퍼닭은 독이 잔뜩 올라 갈수록 표독해졌다. 암탉들은 깃털이 뽑혀나간 자리에 피가 맺히기도 했다. 수탉의 눈을 피해 슈퍼닭의 패악질이 극에 달할 무렵, 동물농장엔 기러기 한쌍이 들어오게 되었다. 그야말로 한 성질하는 왕비를 눌러버릴 대왕대비마마 납시요였다. 기러기는 슈퍼닭을 눌러버릴 만큼의 위엄이 있었다. 커다란 몸과 단단하게 생긴 부리와 물갈퀴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걸 눈치채지 못한 슈퍼닭은 여전히 암탉들을 괴롭혔다. 기세등등 그야말로 안하무인(계) 이었다. 기러기는 둘이 꼭 붙어 지냈다. 커다란 통에 먹을 물을 갈아주면 교대로 목욕.. 2020. 9. 5.
토끼의 쇼생크 탈출기 텃밭학교에 드디어 토끼 4세대가 태어났다. 흰색 한 마리와 회색 두 마리, 흰색 회색이 반반 섞인 한 마리까지 모두 네 마리다. 태어난지 보름 정도 되었고 손바닥 만한 크기로 자랐다. 쫌쫌거리고 먹는 모습과 엉덩이를 들썩거리며 폴짝 폴짝 뛰는 것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오그라들 정도다. 귀여워도 너무 귀엽고 앙증맞다. 하지만 토끼가 자꾸 새끼를 낳는 것에 걱정이 앞서는 건 어쩔 수 없다. 닭 여섯 마리 공작 두 마리, 금계 한 마리가 한데 모여 사는 동물농장이 토끼로 뒤덮히지나 않을까 해서다. 토끼들이 점점 불어나 우리 밖으로 차고 넘치는 악몽을 꾸던 날, 먼저 출근한 선생님으로부터 카톡이 왔다. 텃밭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는 토끼 사진과 함께 탈출소식을 알려왔다. 토끼들의 탈출은 그렇게 2세대부터 시작되었다.. 2020. 8. 27.
귀여운 토끼들~ 하지만... 눈 주위로 검은 털이 나 있어 눈이 엄청 커보임. 어린이텃밭학교 동물농장에 작년 가을 쯤에 토끼 다섯 마리가 왔다. 닭 아홉 마리와 공작 두 마리, 아름다운 금계 한 마리, 기러기 두 마리가 살고 있는 우리에 조용히 풀어놨다. 그러다 올 3월에 갑자기 토끼 다섯마리가 태어났다. 그리고 4월 말에 네 마리가 또 태어났다. 이러다간 곧 토끼로 뒤덮이지 않을까...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아찔했다. 귀엽고 앙증맞은 모습과 달리 번식의 문제는 또 다른 것을 고민하게 만든다. 개체수를 인위적으로 조절해야 하는데 입양 보내지 않으면..... 으악 상상도 하기 싫다. 그래서 또 새끼를 낳을까봐 두 녀석이 가까이 붙어 있는 것만 보아도 훼방을 놓아 떨어뜨려 놓게 된다. 연애 훼방꾼으로서의 하루 일과가 너무 고달프다... .. 2020. 5. 16.
공작, 너의 꿈을 응원한다! 내가 근무하는 어린이 텃밭학교 동물농장에는 공작 한쌍이 살고 있다. 수컷은 암컷에게 잘 보이려고 하루에도 여러 번 커다란 날개를 펼쳤다 접었다 한다. 푸르르 털기도 하고 붉은 똥꼬가 보이게 엉덩이를 암컷앞에 들이대기도 한다. 하지만 암컷은 짐짓 딴청이다 머리에 우아한 왕관을 쓰고는 딴곳을 보고 있거나 아니면 닭들과 사이좋게 몰려다니곤 한다. 정말 관심이 없는 건지... 내숭을 떠는 건지... 외모가 자기 스타일이 아닌 건지... 똥줄타게 하려고 하는 건지... 우리의 공작부인 속을 전혀 알 길이 없다. 에혀~애가타는 우리의 수컷은 더욱 더 날개를 소리내어 턴다. 언제쯤 수컷의 꿈이 이루어지려는지 ... 하루에도 여러 번 커다란 날개를 펼쳤다 접었다 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물어보진 않았지만 나는 알고 있.. 2020. 5.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