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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그림, 내 맘대로 읽기

빵구 씨의 기막힌 사연

by 나?꽃도둑 2020. 10.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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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구 씨 아내가 들려준 이야기는 정말 기막히고 황당했다.

이걸 믿어야 하나 의심하면서도 이야기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한 달 전이었어요. 하얀색 고양이가 나타나 문밖에서 우는 거예요.

  배가 고파서 그러나 싶어 편의점에서 캔사료를 사서 놓아주기도 하고

 집에 있는 참치도 주었는데 먹지를 않고 계속 우는 거예요. 

 남편이 엄청 괴로운 표정으로 있길래 안되겠다 싶어

 슬그머니 나가 고양이를 쫓아버렸어요,

 그런데 고양이를 쫓아버린 그날 밤에 남편도 사라져버렸어요.

 이상한 편지 한 장만 남긴 채..."

 

 

  "무슨 내용이어었어요? 궁금해서 미치겠어요..."


  

 나는 정말 편지내용이; 궁금해서 몸이 근질거렸다.

 빵구 씨 아내의 얼굴을 보며 침을 꼴깍 삼켰다.

 빵구 씨 아내는 후~ 짧게 숨을 내쉬더니 입을 열었다.

 편지 내용은 이랬다.

 

 

 여보, 나를 용서해줘요.

 집에 찾아온 고양이는 또 다른 나의 아내랍니다.

 나는 기억을 못하지만 전생에 나와 부부였다고 하니

 이런 기막힌 일이 어디 있을까요?...

 맹세코 나는 전생을 기억하지 못하는데 그녀가 문밖에서 들려준 이야기를 다 듣고서야 

 믿게 되었답니다.

 당신 귀에는 그저 고양이 울음소리로 들렸겠지만 

 나는 그녀가 하는 말을 다 알아들었답니다.

 그녀는 지금 어려움에 처해있습니다.

 내 자식을 홀로 키우고 있다고 하니 그녀를 따라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가서 어떤 상황인지 확인만 하고 오겠습니다.

 

 

  "이게 말이 돼요? 고양이와 부부라니...사실 처음엔 장난인 줄 알았어요..

 그냥 내가 싫어서 이상한 소리를 하고 떠난 줄 알았어요... 하지만

 고양이가 우리집에 오던 날을 떠올려보면 뭔가 좀 이상하긴 했어요.

 처음 본 고양이가 낯설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시간이 정지되어 버린 듯한 느낌이었어요.

 벚꽃잎이 떨어지는 5초 동안을 느리게 아주 느리게 보여주는 장면처럼 그렇게 느껴졌거든요."

 

 "남편을 찾으러 갈 건가요?"

 

 나는 차분하게 말하는 그녀를 보며 물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대답이 돌아왔다.

 

 

 "아뇨...스스로 돌아올 때까지 기다릴 거예요.

 제 발로 돌아오지 않는 사람을 억지로 데려오면 그게 무슨 소용있어요?

 남편이 쉽게 돌아오지 못하는 건 분명 무슨 이유가 있을 거예요...

 하지만 자꾸 거리를 두리번거리게 되고

창밖으로 시선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네요...애들도 아빠를 기다리고 있고요..."

 

 

나는 빵구 씨의 사연을 듣고 묘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빵구 씨가 그저 달리고 싶다던 말이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한쪽 팔에 묶여 있는 끈을 스스로 끊고 자유롭게 달릴 수 없는 삶의 무게와 비애를 알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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