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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앞에서 서성거리다48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감독 : 웨스 엔더슨 주요 출연진 : 젊은 제로역 토네 레롤로니 / 늙은 제로역 F. 머레이 구스타브 역 랄프 파인즈 아가사 역 시얼샤 로넌 젊은 작가 역 주드 로 마담 D 역 (틸다 스윈튼) 마담 D의 아들역 드미트리(애드리언 브로디) 드미트리가 고용한 킬러 조플링 역 웰렘 데포 헨켈스 역 에드워드 노튼 올해 부산국제영화제가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축소 운영된다. 모든 부대행사와 계속 해오던 중요 일정들이 취소되었고 영화만 상영된다고 한다. 자리도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듬성 듬성 주어진다고 하니 축제분위기는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다. 영화제가 아니면 볼 수 없는 세계 각국의 영화들이 너무 궁금했는데 부산국제영화제 시민평론단으로 오랫동안 활동한 나로썬 여간 아쉬운 일이 아니다. 표를 구하는 것도 .. 2020. 10. 9.
[영화] 마를렌 이야기 “삶이 왜 그렇게 되었어?” 라는 질문에 마를렌은 “몰라, 어쩌다 보니 여기까지 온 거야.” 라는 답을 한다. ‘어쩌다’ 는 매우 모호하고 불성실함을 함의하고 있지만. 삶의 구체적 표현이란 사실 불가능에 가까워보인다. 삶은 ‘어쩌다’로 이루어진 추상성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그 추상성의 시간들이 바로 현재라는 시간을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삶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자기 삶을 책임지지 못하는 마를렌은 감옥에 가 있는 남편을 그리워하며 항상 술에 취해있지 않으면, 남자를 만나러 집을 비우고, 도둑질을 하고, 딸을 사기행각에 끌어들이는 비정한 엄마다. 그녀의 삶이 어쩌다가 그렇게까지 되었을까? “어쩌다 보니 여기 까지 왔네.” 라고 마를렌은 말하지만 그녀의 삶은 이해받을 수 없을 정도로 추악.. 2020. 9. 28.
[영화] 1922 는 스티븐 킹의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공포 스릴러 영화다. 이 이야기는 네브래스카 주에서 살았던 농부 윌프레드(토마스 제인)의 고백으로 시작된다. 1922년 농부인 윌프레드(토마스 제인)는 장인으로부터 상속받은 땅에 농사를 지을 생각에 잔뜩 부풀어 있다. 하지만 아내 알렛(몰리 파커)은 땅을 팔아 도시로 나가 양장점을 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끝내 두 사람의 의견이 좁혀지지 않자 아내는 이혼을 요구하며 헨리를 데리고 도시로 가겠다고 맞선다. 한편 사춘기에 접어든 아들 헨리는 여자친구와 한참 열애중이다. 부모가 이혼하면 여자친구와 헤어질 판이다. 결국 아버지는 떠나고 싶지 않은 아들을 설득해 아내를 죽이기로 모의한다. 땅을 팔자고 축배를 들고 아내를 안심시킨 그날 밤, 비정한 아버지와 아들은 아내이자 엄마.. 2020. 9. 19.
[영화] 안나 카레니나- 감상 詩 안나 카레니나 내 몸의 뜨거운 피가어딘가로 흘러가요밤이 오지 않는 날들이 계속되고갈증으로 목구멍이 까맣게 타버렸어요당신으로 인해 발명된 나는,처음 당신을 만난 기차역에서꽃잎처럼,몸을 날릴거에요불꽃이 튀다 사그라드는 것처럼무엇보다 강렬하게 붉어야 나는 완성되죠그순간 날아오를 까마귀 날갯짓에당신 심장이 갈기갈기 찢겨야나는 생기있게 살아날 수 있어요오 내사랑, 당신도 붉어져야 해요 붉은 강물 위에 나는꽃잎 되어 떠 있고,당신은 잠시나마 나를 바라보겠죠유일하게 내가 지은 죄,열정의 과잉으로모든 것의 물기를 말라버리게 한,당신 목에 시퍼런 칼자국을 내고사랑으로만 삶이 완성되길 갈망한이 죄의 치욕을아니 치욕의 죄를 눈을 감지 않고다 지켜볼 거예요 ------- 레프 톨스토이 원작 '행복한 가정의 사정은 다들 비슷비.. 2020. 9. 10.
[영화] 내 어깨 위 고양이, 밥 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2012년 출간되어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제임스 보웬의 자전적 이야기다.제임스는 런던 거리에서 버스킹을 하며 살아가는 노숙자이자 마약중독자로, 희망없이 하루 하루 근근히 살아간다.그러던 어느 날 고양이 밥을 만나면서 삶이 완전히 달라진다. 제임스 보웬은 어릴 적 부모가 이혼하면서 호주에서 영국으로 왔고 아버지는 재혼해서 새가정을 꾸리게 된다.이 모든 상황에 적응할 수 없었던 제임스는 집을 나와 방황을 하며 마약에 손을 대기 시작한다.마약 때문에 폐인이 되거나 죽어나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제임스는 마약을 끊으려고 하지만 매번 치료에 실패한다.이에 연민을 느낀 상담사 벨(조앤 프로갯)은 소외계층을 위한 무료주택을 어렵게 제공해준다.따뜻한 물이 나오는 집에 들어오던 날 열려진 창문.. 2020. 9. 9.
[영화] 내 사랑 -실화 요즘 넷플릭스에서 영화 보는 재미에 빠져 있다. 은 가장 최근에 보았고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이는 영화다.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캐나다 나이브(Naive)화가인 모드와 그녀의 남편 에버렛이 살았던 어촌 마을을 배경으로 동화같은 이야기가 펼쳐진다.이야기는 숙모 집에 얹혀 살던 모드가 독립하기 위해 가정부를 구하는 생선장수 에버렛을 찾아가면서 전개된다.영화는 두 사람의 만남과 사랑의 과정을 잔잔하고도 아름답게 영상에 담아냈다. 그리고 모드의 그림을 함께 감상할 수 있어 무엇보다 좋다. 내 사랑 (Maudie), 2017. 07. 12감독 : 에이슬링 월쉬출연 : 샐리 호킨스(모드 역), 에단 호크(에버렛 역) 거칠고 무뚝뚝하고 글자도 제대로 깨우치지 못한 생선장수 에버렛 어릴 적부터 관절염을 앓아 몸이 불편하.. 2020. 9. 6.
토리노의 말 이 영화는 를 만든 헝가리의 거장 벨라 타르 감독의 작품이다. 그의 열번 째 장편영화로 베를린영화제에서 은곰상과 국제비평가협회상을 수상하였다. 흑백필름의 영화로 한편의 서사시 같은 장엄하고도 독특한 영상미를 보여준다. 익숙하게 보아온 영화와 분명 구별되는 벨라 타르 감독만의 독특한 영화언어로 만들어졌다. 니체의 영원회귀 사상에 대한 명상과 사유에 가까운 영화로 느리고 롱테이크가 특징이다. 1889년 토리노의 광장에서 니체는 채찍을 맞는 늙은 말에게 다가가 목을 끌어안고 발광한다. 영화는 그 때의 늙은 말과 마부, 그의 딸의 이야기이다. 총 여섯째 날로 이루어진 은 니체의 영원회귀의 사상이 잘 집약되어 있는 듯 ‘반복과 차이’를 세밀하게 보여준다. 마부와 그의 딸의 일상은 여섯 째 날 동안 거의 반복적이다.. 2020. 8. 30.
<배우는 배우다>- 일단 뜨고 보자, 거기서부터 시작되는 삶 일단 뜨고 보자, 거기서부터 시작되는 인생도 있다. ‘일단’이라는 체념 혹은 맹목적 의지는 모멸감도 수치심도 견디게 하는 힘을 지닌다. 여기 연기자가 꿈인 오영이라는 사람이 있다. 그는 연극무대에서 연기와 생활체험을 구분하지 못하는 그야말로 문제적 인간이다. 대본대로 말하고 감정을 표현하고 상대 배우와 호흡을 맞출 줄 모르는 연기의 기본도 갖추지 못한 오영은 결국 연극무대에서 쫓겨난다. 자신의 체험과 거리두기를 할 줄 모르는 연기자, 소통되지 않는 자기세계에 빠져 감정에만 몰입하는 오영은 아무도 밟지 않은 신대륙인 셈이다. 사실 자아보다 큰 벽은 없다. 자신이 생각하는 것, 하기 싫은 것과 할 수 없는 것 사이에는 분명 자존심이 버티고 있다. 오영은 재기를 노리는 연예기획자의 손에 이끌려 영화바닥으로 들.. 2020. 5. 26.
<카얀> - 당의정 속에 숨겨진 인생의 쓴맛 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99389# 카얀 ‘카얀’이라는 레바논식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이혼녀 하닌의 하루 하루는 바쁘고 고달프다. 두 딸을 보... movie.naver.com 인생은 고달프다. 달달한 당의정을 입힌 약처럼 인생의 쓰디씀 위에 덧입혀진 당의정 같은 요소들에 우리는 가끔 눈멀고 미혹에 빠져 허우적댄다. 사랑도 그러하고, 꿈도 그러하고, 한때의 꽃다운 젊음이 영원히 지속될 것 같은 마음도 그러하고, 그러하고...또 그러하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러한 당의정으로 인해 우리는 삶을 지탱해 나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땅에서 발을 가장 멀리 떼고 오르는 순간, 이적지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은 행복감으로 충만한 상태와 기쁨을 제공해준다. 하지만 살.. 2020. 5.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