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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앞에서 서성거리다

[영화] 마를렌 이야기

by 나?꽃도둑 2020.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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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다음영화

 

 

삶이 왜 그렇게 되었어?” 라는 질문에 마를렌은

몰라, 어쩌다 보니 여기까지 온 거야.” 라는 답을 한다.

어쩌다는 매우 모호하고 불성실함을 함의하고 있지만. 삶의 구체적 표현이란 사실 불가능에 가까워보인다.

삶은 어쩌다로 이루어진 추상성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그 추상성의 시간들이 바로 현재라는 시간을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삶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마를렌

자기 삶을 책임지지 못하는 마를렌은

감옥에 가 있는 남편을 그리워하며 항상 술에 취해있지 않으면, 남자를 만나러 집을 비우고, 도둑질을 하고, 딸을 사기행각에 끌어들이는 비정한 엄마다. 그녀의 삶이 어쩌다가 그렇게까지 되었을까? “어쩌다 보니 여기 까지 왔네.” 라고 마를렌은 말하지만 그녀의 삶은 이해받을 수 없을 정도로 추악하다. 그 추악함에 침을 뱉고 싶지만 영화가 끝나고 아주 오랫동안 마음이 아픈 건 분명 그녀의 삶에 대한 값싼 동정만은 아니었다.

어쩌다가 그녀가 그렇게까지 살 수밖에 없었을까? 자기학대와 자기연민에 빠져 브레이크가 없는 삶을 살 수밖에 없었을까? 그녀에겐 너무나 소중한 딸 새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왜 멈추지 못했을까?

 

 

이 영화는 하나의 문학적 텍스트였다. 문학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당위성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문제적 인간을 통해 삶을 성찰하고 왜 라는 질문안에서 우리 스스로 답을 찾아가야 한다. 

 

 

마를렌은 혼자 설 수 없는 여자다. 끊임없이 남편을 그리워하며 남편의 부재를 못 견뎌 한다.

외로움도 많이 타고 나약하고 의존적인 탓에 남편이 빠져나간 자리에서 정신을 못차리고 흔들린다.

아무도 그녀를 바로 잡아줄 수가 없다. 사랑하는 딸 새미조차도...

 

 

삶을 제대로 사는 게 어떤 건지..

주체적인 삶을 사는 게 어떤 건지...

마를렌은 배울 필요가 있어 보인다..하지만 누가 타인의 삶을 함부로 비난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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