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마그리트 그림집을 보다가 피노키오의 코를 가진 사람을 발견했다.
르네 마그리트는 이 그림에 대해 '생략'이라는 제목을 지었다.
무엇에 대해 말하고자 한 것일까?
제대로 달려있지만 보는 기능과는 멀어보이는 인형눈과 모자 위에 달린 또 하나의 눈,
긴 총부리의 코, 오른손 위에 얹혀진 또 다른 손은 참으로 기괴하다.
전시안 같은 눈으로 누군가를 꿰뚫어 보고 있지만 시선이 곱지 않다.
진짜 마음을 감추고 있지만 코는 거짓말을 할 줄 모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속마음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싫어도 아닌 척, 못이기는 척 끌려가기도 하고
가짜 위로와 칭찬도 넘쳐나지만 그것에 대해 대수롭게 않게 여긴다.
아무리 페르소나로 살아간다고는 하지만
그 진짜 속마음은 본인은 알 것이다.
피노키오의 코는 거짓말하지 못하는 속마음의 표현이 아닐까?...
손 위에 얹혀진 다른 손의 정체는 생략된 무수한 타인의 손이 아닐까?..
그들의 구체성은 사실 어디에도 없다.
추상성의 타인들...
가끔 그들에게 분노를 느끼지만 방아쇠를 쉽게 당길수도 없는 노릇이다.
flower-thief20.tistory.com/167?category=804438
flower-thief20.tistory.com/132?category=804438
flower-thief20.tistory.com/95?category=804438
flower-thief20.tistory.com/94?category=804438
반응형
'시와 그림, 내 맘대로 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르네 마그리트의 <정신적 위안>을 읽다 (13) | 2020.11.30 |
---|---|
빈 나뭇가지에 새가 앉았네 (12) | 2020.11.28 |
울릉도 해안 암벽에 난 구멍의 정체는? (7) | 2020.11.21 |
빵구 씨를 다시 만나다 (15) | 2020.11.11 |
11월에 어울리는 하이쿠 (18) | 2020.11.0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