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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그림, 내 맘대로 읽기

빵구 씨의 또 다른 가족

by 나?꽃도둑 2020.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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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나갔던 빵구 씨를 길에서 발견했다. 멀리서도 빵구 씨임을 알아보고 드디어 그가 집으로 돌아왔구나

생각했다. 하지만 혼자가 아니었다.

집 앞에 나타나 울던 전생의 아내인 흰고양이 아내와 자식들을 데리고 나타난 것이다.

빵구 씨의 기막힌 사연을 그의 아내로부터 들었던 터라 직감적으로 전생의 아내와 자식들이라는 걸 알아차렸다.

남의 가정사에 이러쿵 저러쿵 할 마음은 없지만 조금 호기심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어쩌자고...전생의 아내와 자식들을 데리고 나타난 건지...

남자들은 가끔 앞 뒤 안 재고 행동하는 경향이 있음을 알기에 조금 걱정이 되었다.

 

 

 

전생의 아내와 자식들은 빵구 씨와 똑 같은 모자를 쓰고 있었다.

흩어지면 죽을 것 같은 결의까지 보였다.

하긴 여기까지 따라나선 건 보통 결심이 서지 않고서야 가능한 일일까?

요즘 같은 세상에 이 무슨 기괴한 일인지... 

살다가 보면 믿기지 않은 일들을 종종 겪기도 하지만 이건 마치 데칼코마니처럼

과거의 시간과 현재의 시간이 마주 한 초현실주의가 내 앞에 펼쳐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하긴 과학으로 설명되지 않은 일들이 이 지구상에 얼마나 많은지 생각해보면 별 일 아닐 수도 있다.

(내 인생도 아닌데 정신 차리고 괜한 호들갑은 떨지말자...)

 

다만 지금의 아내와 자식들이 걱정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전생의 아내와 자식들과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못하고 또 다른 불행을 초래하지는 않을지

저들의 사연을 알고 있는 나로선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일이었다.

사실 따지고보면 빵구 씨가 잘못한 건 없다.

어느 날 흰고양이가 나타나 전생의 아내라고 했으니 빵구 씨도 기가막힐 노릇이었을 것이다.

착한 빵구 씨가 그 인연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걱정이 되어 달려갔고,

오랜 고민과 생각 끝에 전생의 아내와 자식들을 데리고 돌아온 것이다.

 

 

 

 

빵구 씨의 어깨가 무거워 보였다. 가장으로서의 두 가족을 책임져야 하는데 그 마음이 오죽할까.

여기까지 또 다른 가족을 데리고 온 건 함께 살고자 하는 결심이 섰기 때문일 것이다.

빵구 씨는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다 뭉쳐지길 바랄 것이다. 

가족이니까 다 잘 될거야 라는 막연한 환상을 품고 있는 건지

일단 저지르고 보자. 앞으로의 문제는 차차 부딪치며 풀어가자고 생각하는지 알 수 없지만

어떤 생각과 결심이 있었기에 또 다른 가족을 데리고 돌아오지 않았을까...

 

하지만 남편의 또 다른 가족을 받아들여야 하는 지금의 아내의 입장도 기가막힐 노릇인 것은 

너무 분명해 보인다.

그걸 천진한 아이들만 모르고 있다. 아이들은 쉽게 어울리고 가족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문제는 빵구 씨의 전생의 아내와 지금의 아내다.

그들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나는 그들의 뒷이야기를 궁금해하며 발길을 돌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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