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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이곳저곳

부산 미포항

by 나?꽃도둑 2020. 10. 23.

 

내가 사는 해운대 부근엔 고깃배가 드나들며 정박하는 작은 항구가 열 곳이 넘는다.

그중 비교적 사람들에게 알려진 곳은 

해운대 미포항, 청사포, 수영만, 송정 끝자락에 있는 구덕포항 광안리 근처에 있는 민락항이다.

또 해운대를 조금만 벗어나면 장어구이집이 즐비한 연화리, 멸치축제로 유명한 대변항도 있다.

 

 

미포항

 

 

해안가를 따라 늘어선 횟집의 풍경은 어딜가나 비슷한 모습이지만 작은 항구는 저마다 특색이 있기도 하다.

배에서 내린 생선을 받아 바로 좌판에서 파는 곳이 있는가 하면 해녀들이 따올린 해산물을 파는 곳도 있다.

지난 일요일에 남편과 미포항에 다녀왔다. 

해운대 해수욕장 끝자락에 위치한 미포항은 영화 <해운대>로 유명한 곳이면서 배에서 바로 내린 생선과

해산물을 살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해산물 새벽장이 서는 셈이다.

모퉁이를 돌아가는 지점에  예닐곱 분의 아주머니들이 좌판을 펼치고 앉아 손님을 맞는다.

고무통 안에는 낙지와 오징어 문어, 활어들이 팔딱거린다.

 

여와서 어서 보이소~! 사이소~!

 

아주머니들의 목소리는 펄떡이는 활어처럼 활기차다.

삶이 지루하고 늘어질 때 시장에 가보란 말이 괜한 소리는 아닌 듯 하다.

아주머니들의 삶의 모습과 목소리에서 강한 생명력이 느껴졌다.

 

 

오랜 세월 바다와 함께 해온 사람들은 누구보다도 바다를 잘 이해하고 적응한다.

미친듯이 높은 파도가 칠 때면 한 발 물러나 기다릴 줄 알고

바닷바람이 부는 방향을 가늠하고 바다내음을 누구보다도 먼저 맡는다.

미포항의 아주머니들은 바다를 놀이터이자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듯하다.

서로 즐겁게 담소를 나누기도 하지만 손님은 안 놓치려고 팽팽하게 기싸움을 하기도 한다.

 

 

 

낙지를 사러 갔는데 쭉 둘러봐도 없다. 문어만 잔뜩 잡혔나 보다. 마지막 좌판에서

중간 크기의 문어가 네 마리 오 만원인데 한 마리 더 주겠다고 해서 살까하고 망설이는데 남편이 잡아 끌었다.

 

너무 비싸....

 

이 사람이 세상물정을 알고 하는 소리인지!

그래봤자 한 마리에 만원 꼴이다. 덩치가 낙지의 백 배는 되어 보였는데 그게 비싸다니....

(흠, 같이 못 다니겠군....)

 

 

 

결국 아무것도 사지 못했다. 오로지 낙지만 외치다 낙지가 없자 그냥 와버렸다.

남자들은 목표지향적이라더니 정말 그렇다...

 

앞만 보고 달리며 한 가지만 보는 천하의 바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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