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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그림, 내 맘대로 읽기

[그림] 키스 / 구스타프 클림트 作

by 나?꽃도둑 2020.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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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스타프 클림트 作 키스

 

 

 

        키스*

 

 

당신이 뚫고 나온 벽을 타고

황금빛 저녁놀이 흘러 내리고 있어요

당신은 내 목을 끌어안고

빰에 깊게 키스하지만

봐요, 내 발이 꽃밭 끝에 겨우 걸처져 있음을

꽃밭 아래는 온통 낭떠러지,

 

순하게 무릎 꺾어 당신께 드렸는데

이제 곧 밤이 닥칠 거예요

내 둥근 발꿈치가 어둠에 삼켜지고

내 입술은 점점 지워질 거예요

당신이 몰고온 꽃들도 시들어가고 있어요

 

 

저녁놀을 타고 온 반짝이는 별같이

당신이 나를 휘감았을 때 나는 발명되었어요

당신이 머뭇거리는 동안

나는 흔적도 없이 사라질거에요

시든 꽃들과 몇 몇의 별만 반짝이기 전에

어서 내게 키스해줘요

우주 한가운데 느닷없이 솟아오른 꽃나무같이

화들짝,

생을 밝히고 싶어요

 

*구스타프 클림트의 그림 <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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