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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날아간 책들...그리고 흔적

대칭 - 세상을 읽어내는 코드인'대칭'

by 나?꽃도둑 2020.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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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칭 - 자연의 패턴 속으로 떠나는 여행  승산의 대칭 시리즈 4
마커스 드 사토이 지음, 안기연 옮김 / 승산 / 2011년 1월

 

대칭

하버드의 유명 수론학자는 도서관이 불타는 와중에 단 한 권만을 가지고 나올 수 있다면 이 책을 고르겠다고 말했다. 자연의 모든 패턴에 숨겨진 대칭을 목록화하겠다는 야심찬 모험이 시작되고 종결되는 과정이,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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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칭이 뭘까?  

대칭은 우선 동물 또는 식물의 어떤 신체 부위가 규칙적인 방식으로 반복됨을 뜻하는 생물학적 용어로 쓰이고,  

물리에서는 한 결정 입자를 다른 결정 입자에 반사시키거나 어떤 축을 중심으로 회전시켰을 때 다른 결정 입자와 포개지는 성질이라고 정의하고 있으며  

미술에서는 균형을 위하여 중심선의 상하 또는 좌우를 같게 배치한 화면 구성이라고 정의하고 있으며 언어에서는 제이인칭이라고,  

수학에서는 점,선,면 또는 그것들의 모임이 한 점, 직선, 평면을 사이에 두고 같은 거리에 마주 놓여 있는 일. 점인 경우에는 점대칭, 직선일 경우네는 선대칭, 평면일 경우에는 면대칭이라고 정의해 놓고 있다. 

 

사실 대칭이 쓰이지 않는 곳은 없다. 아니 존재하지 않는 곳은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늘 마주치는 사람과 동물 꽃과 나뭇잎 건축물과 음악소리와 그림들에서 대칭을 발견할 수 있으니 그야말로 세상은 대칭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음악이나 건축물 등 대칭을 깨고자 한 비대칭 속에서의 대칭, 추상성에서의 구체성을 도출할 수 있는 아름다운 화음과 조화는 바로 대칭을 추구하는 본능적 취향이 인간의 진화속에 프로그램화 되어 있다고 말한다. 대칭은 자연속에서는 하나의 언어이자 생존본능이고 아름다움에의 추구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 반복되는 일정한 패턴은 생명에의 복사, 반사인 셈인 것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머릿속에 관심분야의 얼개들을 집어넣고 다니다가 불현듯 그것들을 꺼내어 아주 유용하게 사용하기도 하고 재미난 일에 쓰기도 한다.  저자의 관심은 수학이다. 수학적 언어가 빚어내는 아름다움과 우아함에 매료된 듯 그는 수학의 역사를 이어온 수학자들의 행보를 따라가며 그들이 무엇을 발견해냈는지를 보여준다. 수학적 지식이 없는 사람이 이 책을 완전히 이해하기란 사실 불가능한 일일런지도 모르겠다. 마치 기능은 알지만 작동원리를 알 수 없는 블랙박스를 대하고 있는 것처럼 여간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친절하게도 수학의 전문지식은 맛보기로만 활용하고 있다, 발을 적시지 않고도 무사히 냇물을 건널 수 있겠끔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들로 채우고 있으니 나같은 독자에게는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모르겠다.

'수학은 발견이자 예술이다 또한 소통이다.' 라고 했는데 글쎄 누군가에게는 최고이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최악이 아닐까 싶다. 물론 나는 후자에 속한다. 수학에서의 숫자, 도표, 기호들의 조합들을 보면 머리가 찌끈거릴 지경이다. 그야말로 수학적 언어의 아름다움에 매료되고 아드레날린이 분출되는 경험을 하는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수학자라고 불리우는 그들의 작업은 참으로 지난해 보인다. 수학적 언어로 명료하고 아름다운 증명과 정리를 위해 얼마나 오랜 시간을 자신들의 삶에서 떼어내어 할애하고 있는지.... 그 추상성의 시간들 앞에서 막막해 하면서도 머릿속을 어지럽게 돌아다니는 수학적 언어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그들의 삶은 미치거나!혹은 외롭거나! 하지 않을까 싶다.  

분명 수학은 수학적 천재들의 몫인 것 같다. 균형이론을 정립한 존 내시를 다룬 영화 <뷰티플 마인드>에서 보면 그가 기숙사 유리창에 암호들(?)을 써나가던 빠른 손동작과 반짝이던 눈빛을 잊을 수가 없다. 그것들은 결국에 한 편의 그림처럼 아름답게 보여지지만 환청과 환각의 정신질환을 앓았던 그의 삶은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 이 사람은 천재입니다."  (내시를 추천한 교수가 쓴 단 한 줄의 추천사)

천재는 무엇에 복무하는가, 평범한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세계와 씨름하며 강박증 혹은 편집증 환자처럼 무언가에 사로잡혀 있다가도 업적을 이루어내곤 하는데 인류가 한걸음 진일보 하는데 그들은 동력이 되곤한다. <대칭>은 일정한 패턴의 반복이자 확률로 나타나곤 하는데 저자는 수학적 관심에서 자연계로의 확장으로 대칭이 존재하는 모든 것을 두루 살펴보고 있다. 그야말로 대칭의 대대적인 탐색인 셈이다. 건축물의 벽면과 천정을 장식한 아라베스크 무늬, 수학의 난제를 그린 에셔의 그림, 수학자의 역사와 수학의 증명과 정리를 통해, 음악에서의 화성의 패턴을 통해 동.식물의 외연을 통해 보여준다. 그리하여 얻은 결론은 대칭은 수동적이기보다는 능동적인 무언가이다 라고 말하고 있다. 

수학은 때로 패턴의 탐구라고 일컬어지는 이유는 사실 놀랍다. 세상이 창조되는 데 일조한 논리 혹은 패턴을 찾으려고 하는 사람이 수학자라니! 불운했지만 천재적인 수학자들을 책에서 만나는 기쁨은 제쳐두고도 이 책이 갖는 미덕은 대칭의 발견과 우리 일상 생활에서의 쓰임새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리라. 
  

고대 그리스인이 20면체를 발견한 이후로 수학자들은 대칭의 세계를 탐구하고 수학적 발견들을 목록화하는 일에 매진해왔다. 저자는 그동안 수학자들이 해온 그 일련의 노력의 과정들에서 수학은 발견과 아름다운 질문, 그 질문을 풀어줄 통역자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한마디로 수학은 의사소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고도의 추상적인 대칭의 세계로 확장해갔고 또 다른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길 원한다. 그것에 대해 아름답고 명료한 정리와 함께 말이다. 

저자인 마커스 드 사토이 교수는 말한다.  

" 나는 예측이 어려운 수학에 가장 흥미를 느낀다. 내 관점에서 가장 훌륭한 수학은 형식적 논리의 엄격한 강제 속에서도 놀라움으로 가득한 순간들을 창조해 내는 것이다."  p.315 

<그림1>은 모리츠 에셔의 천사와 악마가 세계를 빈틈없이 가득 채우는 그림.  <그림2>는 로저 펜로즈의 카이트(Kite, 연)와 다트(Dart, 창)로 평면을 채우는 쪽매붙임 그림임(펜로즈는 영국의 유명한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이다)

 

탈세속적이고 고도로 추상적인 수학의 세계에서 사는 저자는 세상을 이해하고 읽어내는 하나의 언어인 '대칭'에 대해 자연의 기본 대상에 관한 근본적인 의문이라고 대답한다. 그래서 생각해보게 된다.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에는 참으로 많은 것이 있다는 것을, 오늘은 수학자의 눈과 목소리를 통해 세상의 미세한 부분까지 한걸음 더 다가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틀린 메시지는 대칭적이지 않다! 그렇다 저자의 메시지가 바르게 전달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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