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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날아간 책들...그리고 흔적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 - 불편한 진실, 모르는 게 약?

by 나?꽃도둑 2020.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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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 - 가정용 곤충에 관한 은밀한 에세이  1881 함께 읽는 교양 9
조슈아 아바바넬.제프 스위머 지음, 유자화 옮김 / 함께읽는책 / 2011년 2월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

우리와 한집을 쓰는 작은 가족에 대한 은밀한 에세이. 이 책은 현미경으로만 보이는 우리의 집 안 무법세계로 안내한다. 그 안에서 우리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수많은 다채롭고도 깜찍한 가정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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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 이 무슨 말인가?... 외로워 말라는 말인가?..혼자라고 생각하는 건 오산이니 내 몸과 주위를 둘러 보라는 말인가. 위로도 아니고.. 하여튼 개운하지 않고 뭔가 께름칙하다. 현미경으로 봐야 보이는 쬐그마한 벌레들의 이야기를 다뤄 고녀석들이 모공 사이로 들어갔다 나왔다 하며 죽은 세포를 아작아작 갉아 먹는 장면을 세밀하고도 자세하게 안다는 건 사실 반가운 일은 아니다 알면 병이요 모르면 약이 된다는 옛말이 여기에 딱 들어 맞는다.   



이전부터 지구의 진정한 주인은 박테리아란 소리를 듣긴 했다. 눈에 보이는 세상이 다가 아니라는 깊은 가르침에 고개를 끄덕이긴 했지만 뭐 굳이 현미경을 들이대면서까지 생김새에다 습성, 짝짓기에 새끼를 얼마나 부화하는 것까지 죄다 까발리는가 말이다. 인간의 호기심이 끝이 없긴해도 난 그들의 생애가 전혀 궁금하지 않다. 벌레를 지독히 싫어하는 것에 대한 반응이기도 하겠지만 내 몸과 우리집 귀여운 강아지의 몸을 숙주로 삼고 사는 기생충들에게 조금의 관심조차도 갖고 싶지 않다. 차라리 모르는 게 더 좋은 것도 있다는 걸 책을 보면서 느꼈다. 알면 퇴치할 수 있다고? 그것도 아니잖는가 말이다. 구성원으로 똘똘 뭉쳐있는 생태계를 파괴할 권리가 우리에게 있단 말인가?...끌어 안고 함께 가야하는 숙명 관계인 것을..ㅡ.ㅡ 



물론 벌레 중에서도 해충도 있고 아닌 것도 있지만 어쨌든 그들의 존재를 안다는 건 끔찍한 일이다. 우리 몸 곳곳에 기생하면서 먹고 자고 짝짓기를 하고 죽고. 또한 우리가 먹는 음식물 곳곳에 그들의 사체가 유입되고 호흡을 통해서도 몸 안으로 들어가 각종 병을 일으키거나 이불 속에 함께 기거한다는 사실은 그냥 흘러들었을 때와 다르다. 너무 적나라하다. 아 고것들이 꼼지락대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흔히 하는 말로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했는데 즐기고 싶은 마음이 전혀 생겨주지 않을 것 같다. 인간과 벌레들의 관계개선(?)을 위해 유머를 적당히 섞어서 설명하는 저자의 애씀에도 불구하고 께름칙한 건 분명히 취향의 문제일 것이다. 정말 고녀석들의 사생활이 궁금해서 견딜 수 없는 사람들에겐 호기심을 충족시켜 줄 그들의 일대기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파리나 바퀴벌레, 개미와 거미, 집게벌레 등의 생애도 함께 다루었다. 고녀석들을 이쁜 색깔의 종이 위에다 얹어 놓았다 해도 역시 정이 안가는 놈들 투성이다.    

더러운 파리씨, 끔찍한 바퀴벌레씨,  제발 친해지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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