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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날아간 책들...그리고 흔적

여기서는 그대 신을 벗어라 - 그저 바라보다

by 나?꽃도둑 2020.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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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는 그대 신을 벗어라
임광명 지음 / 클리어마인드 / 2010년 8월

 

여기서는 그대 신을 벗어라

기독교, 대한성공회, 불교, 원불교, 이슬람교, 천도교, 천주교 등 각 종교의 건축물에서 보이는 내.외적인 아름다움과 건물의 가치를 저자 특유의 정갈한 필체와 뛰어난 필력으로 전한다. 각 종교건축물의 역사와 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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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모든 기독교 종파가 들어와 개신교만 하더라도 100개 이상의 교파가 있다고 알려지고 있다. 그에 따른 교회마다의 성상(상징)과 형상화를 건축물로 혹은 그림으로 나타낸 종교건축물은 하나의 예술작품이자 상징물인 셈이다. 사찰 역시 마찬가지다. 오랜 세월을 견뎌온 기둥하나 돌 하나에 마저 불심이 들어 있지 않은 것이 없다.

저자는 종교건축을 사진으로 그저 보여주기 위한 것보다는 무엇을 담고 있는지, 무엇을 나타내고자 함이었는지 공부하고 현장에서 눈으로 담고 마음으로 담고 글로 써내었다. 그저 외관을 통해 드러나는 종교건축의 묵직함이 이야기를 만나 부드러워진다.

하지만 이러한 종교건축은 오늘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숭고하고도 아름다운 종교건축 앞에서 신을 벗고 몸을 낮추어 그들의 소리를 들으려고 한 저자의 의도가 온전히 가슴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까닭은 종교건축의 본령인 거룩함과 세속적인 것, 영원함과 무상함이 만나는 그 지점에서 너무 세속적인 것으로 기울어져버린 탓이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된다.

신을 벗고 낮은 자세로 문지방을 기꺼이 넘어서서 외양이 아닌 가슴 뜨거운 내용과 만나게 된다면 딱딱하고 권위적인(?) 종교건축물은 돌연 가슴에 와서 자리를 잡을 지도 모르겠다. 그게 순서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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