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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온갖 잡다한!)

굴밥 만들기 분투기

by 나?꽃도둑 2021.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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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다음/ 사진 속 굴밥은 어찌나 맛있어 보이는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굴밥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요리를 좀 한다는 사람이 일러준 대로 재료와 순서를 숙지하고 그대로 준비했다.

굴, 무채, 콩나물, 양념장 준비 끝!

이제 쌀을 씻어 안치기만 하면 된다.

이때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냄비와 전기밥솥 중에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고 했다

냄비밥은 하기가 좀 까다로운 반면 재료넣기가 수월하고

전기밥솥은 쉬우나 중간에 두껑을 열 수 없으므로 밥이 다 되고 난뒤 굴을 넣고 다시 취사를 눌러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고 했다.

 

나는 냄비를 선택했다.

거의 뜸들이기 전에 굴을 넣으려면 냄비밥이 제격이었다.

 

 

냄비에 쌀을 씻어 안치고 평소에 하던 전기밥솥 보다 물을 아주 넉넉히 부었다.

조금씩 끓기 시작하자 썰어놓은 무채와 콩나물을 넣었다.

뽀글뽀글 냄비 뚜껑을 뚫고 나올 것처럼 수증기와 거품이 올라왔다.

뚜껑을 열어 주걱으로 한번 뒤집어 주고 밥 상태를 점검했다. 

물은 많이 졸아들어서 이제 굴을 넣으면 될 것 같았다.

굴을 넣고 불세기를 낮추고 뜸을 들이면 이제 맛있는 굴밥이 완성될 것이다.

 

전기밥솥의 굴밥

물기도 없고 밥이 다 된 것 같아 자신있게 뚜껑을 열고 주걱으로 한 번 뒤집어보았다.

그런데 느낌이 좀 이상했다. 주걱에 서로 뭉쳐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조금 떠서 입에 넣어 씹었더니 설익어 뚜걱뚜걱했다.

아, 망했다..... 이 일을 어쩌지?.... 

저절로 전기밥솥에 눈길이 갔다. 진즉에 전기밥솥으로 밥을 했어야 했다.

냄비밥은 내 인생사에 한번도 성공한 적이 없는데 어쩌자고.....

 

냄비에 있는 밥을 전기밥솥으로 퍼서 다 옮겼다.

밑은 눌러붙고 위는 설익고...

주전자에 물을 끓여 조금 넉넉히 붓고는 취사를 눌렀다.

똑똑한 전기밥솥이 다 해결해주리라 믿고 기다렸다.

가끔 물의 양을 못맞춰 고두밥을 할 때 이러한 방법을 쓰면 기가막히게 밥이 잘 되었기 때문이다.

 

취사가 끝나고 보온으로 넘어간다는 알림소리에 설레는 마음으로 전기밥솥의 뚜껑을 열었다.

허걱, 그 속엔 밥도 아닌 죽도 아닌 것이 들어앉아 있었다.

밥은 퉁퉁 불고 통통하던 콩나물은 실처럼 가늘어져 있었고 무채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굴은 절반으로 쪼그라져 있었다.

결과는 참패였다. 굴밥을 만들려다 아주 개죽을 만들어버렸다.

나는 역시 전기밥솥 스따일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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