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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온갖 잡다한!)

<창비 어린이> 와 동화작가 되기

by 나?꽃도둑 2021.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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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이어 <창비어린이> 구독을 또 신청했다. 신청하기 전 담당자 연락을 받고서 구독을 할까말까 잠시 망설였다. 목디스크 때문에 책 읽기를 중단한 상태여서 지난호도 밀려있었다. 가을호는 읽다가 말았고 겨울호는 아예 포장조차 뜯지 않았다.

어쨌든 구독 신청 며칠 뒤 증정품인 <교사를 위한 온작품 읽기>와 다이어리가 도착했다. 뜻밖의 선물이었다. 증정은 매번 원하는 책으로 보내주었는데 이번에는 물어보지도 않고 덥석 보내온 것이다. 창비에도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원하는지 알고리즘이 작동하는 건지 딱 필요한 책을 보내주어서 반갑고 놀라웠다.

 

 

 

<창비 어린이>는 몇 년 전 동화공부를 시작하면서 구독한 계간지다. 열심히 동화를 써보리라 결심했지만 삶이 나를 속이는 바람에 지금은 유야무야 손을 놓고 있는 상태다. 동화공모전에서 받은 몇 개의 상과 문학상 한 군데와 신춘문예 최종심에 두 번 오른 것 외에는 이렇다 할 성과 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원래 천성이 게으른지라 글쓰는 습관을 들이고자 블로그를 시작했는데 매일 글올리는 것도 빠뜻해서 동화는 엄두도 못내고 있다.


원래 나는 동화작가를 꿈꾸진 않았다. 친구따라 강남 간다고 시와 인문서를 좋아하던 나를 동화로 이끈 건 친구였다.

뭐시라, 동화? 애들이나 읽는 거? 그렇게 얕잡아 봤다가 코피가 몇 번 터지고나서야 잘 된 동화쓰기가 얼마나 어렵고 까다로운지를 알게 되었다. 결국 나의 무지를 깨닫고는 동화를 대하는 자세가 달라졌다고나 할까....

 

 

 

동화의 글쓰기는 시의 언어처럼 함축적인 문장이 요구되고 서사문학이 갖추어야할 요소들과 재미와 문학성까지 갖추어야 한다.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아무튼 진지한 마음과 자세로 구독하게 된 것이 바로 '창비어린이'다. 계절마다 특집이 실리고 신작 동시, 동화 청소년 소설, 논평 계간평 세계적 동향, 서평 등 다양한 읽을 거리에 가끔 마음을 빼앗기곤 한다. 아동과 청소년 문학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작가들을 만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동화는 시와 통하는 데가 있다. 인간은 누구나 소유하고 있는 근원적 심성인, 그게 동심이라고 불러도 좋고 시적 마음이라고 불러도 좋은 그런 바탕을 가지고 태어났다. 어른이 되면서 그런 마음, 감수성을 잃어버려서 그렇지 물활론적인 사고와 모든 것을 하나의 생명으로 보는 생태주의적 관점은 우리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고보면 영 엉뚱한 길로 접어든 것은 아니었다. '물들어 올 때 노를 저어라'는 옛말도 있었건만 나는 겁없이 물 들어오기 직전에 배도 버리고 노도 버렸다. 하지만 포기하지는 않았다. 언젠가는 다시 배와 노를 준비해서 신나게 노저어 갈 것이다.  <창비어린이>는 동화작가로 가야 할 길을 알려주는 작은 등대와도 같은 것이므로 그 불빛에 의지해 있어야 한다.지금은 이게 최선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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