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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날아간 책들...그리고 흔적

봄은 오지 않을 것이다 - 봄은 정녕 오지 않을 것인가

by 나?꽃도둑 2020.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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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오지 않을 것이다 1
김성종 지음 / 남도출판사 / 2006년 9월

 

봄은 오지 않을 것이다 1

봄은 오지 않을 것이다 1

www.aladin.co.kr

     9·11 테러가 일어난지 5년이 지났다. 미국 뉴욕의 상징이었던 무역센터가 하루 아침에 지구상에서 사라졌다. '봄은 오지 않을 것이다' 라는 암호와 함께. 하지만 그걸로 끝이라면 얼마나 좋겠는가. 추리작가 김성종은 그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3권의 책으로 펴냈다. 이 소설은 원래 국제신문에서 1년 6개월 동안 연재되었던 소설인데 수정 보완을 거쳐 나온 것이다.

 우리의 시각은 가시적이며 한계성이 있다. 그래서 문제의 본질을 보지 못하고 외양만 보고 판단하곤 한다. 9·11 테러를 바라보는 시각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무성한 나뭇잎만 보고 뿌리를 생각하지 못하듯이 영화같은 한 장면, 무역센터에 비행기가 충돌하던 그 순간만을 또렷이 기억할 것이다. 그런데 그 테러가 왜 일어났는지에 대해 물어보면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관심이 있었다면 관련 서적을 찾아 보거나 했겠지만 너무 방대하고 뿌리 깊은 문제이므로 만만찮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 간단한 방법이 있다. 《봄은 오지 않을 것이다》를 읽으면 그 문제를 단박에 해결할 수가 있다.


 소설은 일단 재미 있어야 하고 독자에게 말을 걸어야 한다. 이 소설에 대해 나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나는 사건과 이야기들을 엮어 나가는 스케일과 성실하고 치밀한 자료수집과 사전지식 없이는 절대 나올 수 없는 소설이라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내용도 스펙터클하다. 또한 뿌리와 큰 줄기 그리고 다시 잔가지에 나뭇잎이 무성해지는 순차적인 흐름을 보듯이 서사의 힘이 느껴진다. 치밀하고 방대한 자료조사를 바탕으로 씌어진 소설은 빈틈이 거의 없이 사건과 사건의 유기적 관계가 팽팽하다. 픽션과 논픽션의 완벽한 조화를 읽다 보면 어느 것이 진짜이고 가짜인지 혼동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그건 큰 문제가 안 된다. 문제는 작가가 보는 세계관이다. 테러가 우리하고 크게 관련이 없다고는 하지만 날로 확산되고 무차별적인 테러는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작가는 그 뿌리를 보고 그것이 어디로 뻗어 갈지 가늠하고 대응 자세를 가지자고 말하고 있다. 현실을 직시하고 다가올 문제를 미리 예측할 수 있는 힘은 우선 아는 데서부터 출발한다.
 
 이 소설을 읽다 보면 폭력에 대한 고발,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는 세계평화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은 작가의 균형 감각을 보면서 <여명의 눈동자>나 <최후의 증인> 등을 쓴 작가답게 대가다운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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