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광년의 고독 속에서 한 줄의 시를 읽다1 11월에 어울리는 하이쿠 한밤중 몰래벌레는 달빛 아래밤을 뚫는다 -바쇼 11월이 되면 해가 일찍 지고 밤이 길어지기 시작한다.농촌에서는 밤이 길어지면 일찍 잠자리에 든다.모두가 잠든 한밤중벌레는 달빛 아래 밤을 뚫는다고 시인은 노래하고 있다.울음소리로 밤을 뚫는 건새벽을 바라는 마음에서일까?얼마 남지 않은 생에 대한 처절한 몸부림일까?아, 모르겠다...벌레들만이 알 일이지.아니 시인은 알고 있었을테지그 비밀을 폭로하기 전 한밤중까지 잠 못 이루며 집밖으로 귀를 열어두었을테지.세상의 모든 사물과 내통하는 자,시인은 바로 그런 사람들이다. 혼자 자다가눈떠져 깨어 있는 서리 내린 밤 -지요니 24절기 중 열여덟 번째 절기인 상강이 되면 밤 기온은 서리가 내릴 정도로 매우 낮아져서 춥다.겨울잠 자는 벌레는 모두 땅에 숨고 사람들은 움츠.. 2020. 11. 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