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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비2

겨울비 내리는 풍경속으로 모처럼 겨울비가 내렸다. 우산을 쓰고 해리단길을 걸었다. 가게에서 흘러나오는 불빛에 가느다란 빗줄기가 선명하게 보였다. 일직선으로 빼곡하게 내리는 빗줄기를 뚫고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아름다운 세상이 여기 있는데 어디로 가는 거지?... 나는 비오는 날을 좋아한다. 하염없이 걷다가 문뜩 여기가 어디지?...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돌아갈 길을 찾을 만큼 비에 심취한다 가만히 앉아서 빗소리 듣는 것도 좋고, 비오는 풍경을 바라보는 것도 좋고 비 노래 듣는 것도 좋아한다. 어릴 적 방학만 하면 할머니 집에 가서 살았다. 비오는 날 문지방에 턱을 괴고 비 내리는 마당을 바라보는 걸 좋아했다. 풀잎이나 흙마당에 튀어오르던 빗방울의 리듬을 온몸으로 느끼며 비와 친구가 되었다. 한번도 싫증이 나거나 귀찮아 .. 2021. 1. 23.
12월에 읽는 하이쿠 겨울 밤 내 그림자와 함께 나에 대해 쓴다 -세이센스이 겨울은 낮보다 밤이 길어지는 계절이다. 예전에는 일찌감치 집에 들어박혀 할 일 없이 빈둥거리다가 사색에도 빠지기도 하고 쓸데 없는 생각으로 밤을 새우기도 했겠지만 읽을거리 볼거리가 넘쳐나는 요즘 세상에선 자신과의 대화나 성찰은 어려운 일이 되었다. 관심과 시선은 늘 밖으로 향하거나 타인의 욕망에 맞추어 살다보니 나를 잃어버렸다. 연예인이나 타인에 대해선 이러쿵 저러쿵 잘 알면서 정작 나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다. 가십거리엔 침을 튀겨가며 말할 순 있어도 조금만 철학적 주제로 넘어가면 그 진지함을 견디는 힘이 없어 얼렁뚱땅 넘겨버린다. 내가 진짜 뭘 좋아하는지.. 무얼 하고 싶은지.. 나는 누구인지 어떤 삶을 살고 싶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2020. 1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