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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 함양의 이곳저곳

영도 흰여울문화마을을 걷다 2

by 나?꽃도둑 2021.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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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여울마을은 요 몇 년 사이에 벌써 세 번 째 방문이다.

갈 때마다 조금씩 다른 모습을 만나게 된다. 

바다는 날씨에 따라 빛깔이 달라진다. 청록색이었다가 맑은 파란색이었다가 잔뜩 흐리면 회색빛이 되곤 한다.

바다빛깔에 따라 흰여울마을의 분위기도 달라진다.

이번에는 대기가 아주 맑아 상쾌하게 느껴지는 날씨였다.

평일이라 사람도 많지 않았고 느린 걸음으로 걷기에 딱 좋았다.

 

 

해안 산비탈에 길게 형성된 흰여울마을은 바다를 내려다보며 아슬아슬하게 형성되어 있다.

길게 이어진 담이 없다면 한발만 내딛으면 그야말로 아득한 낭떠러지다.

지금은 옛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지만 처음 이곳에 정착해서 살았던 사람들의 삶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힘겹고 고난의 연속이었다..

 

해안산책로

지금은 아름다운 문화마을로 형성되었지만 원래 흰여울마을 일대가 공동묘지터였다고 한다.

한국전쟁 당시 부산으로 밀려온 피난민들과 갈곳 없는 사람들이 묘지와 묘지 사이 세 네평 공간에

판잣집을 짓고 살면서 마을이 형성 되었는데 점점 밑으로 내려와 해안 산책로 부근에 까지 마을이 생겨났다고 한다.

여러 차례 태풍을 겪으면서 해안 가까이에 있던 집들이 쓸려갔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위로 올라오게 되었다.

 

흰여울 해저터널

 

 

비가오면 골목길을 타고 흙탕물이 흰 거품을 몰고 콸콸 여울을 이루며 흘러내렸다고 하여 붙여진 흰여울마을...

참 아이러니하다. 이토록 아름다운 마을이 한과 눈물과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고통속에 있던 사람들의

터전이었다니....

 

 

flower-thief20

 

이 아름다운 길을 걸으면서 생각한다.. 현재와 과거를...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강제이주를 당하면서 걸었던 고난의 길을 눈물의 길이라고 불렀듯이

이 길도 눈물의 길이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삶의 고통과 고난의....

 

 

힘없고 가난한 원주민들이 삶의 터전에서 밀려나거나 쫓겨나는 현상은 지금에도 여전하다.

흰여울문화마을도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어나는 곳이다. 

거의 무허가 건물임에도 이곳의 땅값이 수천 만원대를 호가하고

원주민들이 밀려난 자리에 외지인들이 들어와 장사를 하거나 터를 잡고 산다.

 

 

아름답지만 슬픈...

슬프지만 아름다운....

이 길 위에서 나는 생각이 많아진다.

 

https://flower-thief20.tistory.com/123?category=81474

 

부산 흰여울 문화마을을 걷다

부산의 영도 흰여울마을은 절벽 위에 옹기종기 해안을 따라 길게 자리 잡고 있다. 마을 앞으로는 바다가 펼쳐져 있고 멀리 송도와 마주하고 있다. 원래 이곳은 송도에 버금갈 만큼 아름다운 곳

flower-thief20.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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