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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온갖 잡다한!)

고양이 밥주기 딜레마 2

by 나?꽃도둑 2021. 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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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마리의 새끼들이 점점 커가자 또 다른 걱정거리가 찾아들었다. 새끼를 낳아 삶의 터전으로 삼는다면 고양이 개체수가 점점 늘어날 것이었다. 그래서 중성화 수술을 해주기로 결정했다. 가끔 고양이 사료를 후원해주시는 분의 소개로 휴일에 포획틀을 놓아 데려가기로 했다.

일요일에 그 일이 이루어졌다. 수술 후 3일에서 5일 정도 지나 다시 있던 곳에 풀어준다고 하니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4일 째 되던 날, 새끼고양이들이 돌아왔다.  그런데 한 마리가 보이지 않았다. 

근처에다 풀어놓고 가면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겨 가는 고양이들이 더러 있다고 했다. 

며칠을 기다려도 끝내 돌아오지 않아서 나는 그런가보다 여겼다.

그렇게 네 마리는 터줏대감 마냥 자리를 떠나지 않고 오전 오후 밥 때가 되면 기가막히게 나타나 기다렸다.

그러다 자가격리 2주후에 가보니 또 한 마리가 어딘가로 사라졌다. 고양이 별로 돌아간 건지...자리를 옮긴 건지...알 수 

없는 일이었다.

 

 

 

이제 남은 세 마리는 사이좋게 머리를 맞대고 밥을 먹기도 하고 어딘가로 갔다가 밥 때가 되면 사이좋게 

나타나기도 했다. 

그런데 일주일 전부터 사료통이 있는 곳을 어슬렁거리는 고양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덩치가 좀 큰 수컷 고양이와 검은색 무늬가 있는 흰 고양이였다. 나는 보이기만 하면 그애들을 쫓아버렸다.

어느 날은 가끔 나타나던 어미인 삼색고양이가 수컷 고양이와 함께 나타나기도 했다. 

새끼고양이들에겐 밥을 주면서 배가 고파 어슬렁거리는 고양이들은 쫓아버렸다.

그렇다고 배가 고파 어슬렁거리는 고양이들까지 다 보살펴줄 수는 없는 일인데 아,....어쩌란 말인가....

딜레마에 빠졌다.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는 이유가 합당하지 않다. 순전히 내 위주의 판단일 뿐이었다. 

그렇다고 다 받아들일 수는 없는 일이기도 하다.

그리고 삼색고양이가 또 임신을 하지 않았나 싶어 자꾸 살피게 된다. 

정말 쉬운 아니다.. 선택과 배제를 아무 가책과 갈등 없이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 생각만 든다.

뭐가 최선인지 정말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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