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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온갖 잡다한!)

고양이 밥주기의 딜레마 1

by 나?꽃도둑 2021. 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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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삼색고양이 한 마리가 텃밭학교 근처에 나타났다. 체격은 작았지만 좀 퉁퉁하니 걸음도 느렸다. 

잘 먹었는지 살이 쪘다고만 생각했는데 한동안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출근해서 자리에 앉아 있는데

새끼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텃밭학교 사무실 바로 뒤에서 뭔가 꼼지락대는게 보였다. 어미가 나타나겠지 싶어 기다렸다. 새끼는 어미를 찾는지 계속 울어대고 새끼를 버린 건지 오후가 되도록 어미는 나타나지 않았다.
안쓰럽고 배가 고프겠다 싶어 가끔 나타나는 고양이들을 위해 준비된 사료와 캔이 있어서 캔 하나를 따서 놓아두었다. 퇴근시간이 되도록 새끼고양이는 그 자리에 있었다. 어떻게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 밤새 잘 있기를 바라며 퇴근했다

그리고 뒷날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아 가보니 새끼고양이도 캔도 사라지고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달이 지난 날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새끼고양이 다섯 마리가 뛰어놀고 있었다. 분명 삼색고양이 새끼들 같았다. 젖을 뗀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새끼들이었다. 그걸 어떻게 알 수 있었냐면 이틀 뒤에 삼새고양이가 새끼들하고 있는 걸 보았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이 다섯 마리에게 하루에 두번 밥을 주기 시작했다. 새끼만 아니었어도 그렇게 열심히 밥을

챙겨주지 않았을 텐데....

누군가를 책임지고 보살펴준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므로 처음에는 조금 부담스러웠다.

나한테 의지하면 스스로 먹이를 찾아야하는 야생성을 잃어버릴텐데...

그러다 내가 없으면 저 애들은 어쩌지하는 생각들로 한동안 마음이 어지러웠다.

하지만 새끼들이므로 먹을 게  무엇보다 중요했다. 영리한 어미도 이곳에다 새끼들을 두고 간 것도 

다 계산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새끼들을 부탁해요!" 하는 무언의 부탁이었던 것이다. 
- 2탄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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