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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온갖 잡다한!)

닭들의 전쟁 1

by 나?꽃도둑 2020.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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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닭

 

 

슈퍼닭이 오기 전 동물농장은 평화로웠다. 암탉 여섯 마리와 수탉 한 마리가 사이좋게 살고 있었다.
누군가가 준 선물인지 기증인지 아무튼 그렇게 동물농장 새식구가 되었다.

슈퍼닭을 처음 데리고 왔을 때 중닭 크기 만한 병아리였다...
금세 쑥쑥 자랐고 얼마 지나지 않아 보통 닭의 크기 만큼 되었다.
슈퍼닭은 닭장내 막내였지만 막내 같지 않았다. 이름에 걸맞게 보통 닭의 두배에 달하는 커다란 몸집과 시원하게 뻗은 꽁지깃을 자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암탉 중 두 마리 등에 깃털이 빠져 피부가 벌겋게 드러난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처음엔 피부병인가 싶어 자세히 살폈지만 깃텰이 뽑히거나 부러진 것 말고는 다른 증세는 없었다.
다들 닭을 키워본 경험이 없어서 참으로 난감하였다.

 

 


진실이 드러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범인(범계라고 해야 하나?)은 바로 슈퍼닭이었다.

암탉 위에 올라타 발로 팍 누른다음 부리로 털을 뽑아내는 걸 목격했다.

등 위로 올라가는 건 보통 짝짓기 할 때 하는 행동이라고 하는데 슈퍼닭이 그러고 있었다.
분명 암탉이라고 했는데....왜 수탉처럼 저럴까? 혹시 동성애자?...

아, 몰라 몰라.

그것에 대해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일단 지켜보기로 했다.

 

관찰 결과 한 가지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다. 

바로 슈퍼닭의 질투 때문에 이 모든 일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수탉은 암컷인 슈퍼닭에게 아예 관심이 없었다. 가까이 오면 얼른 피해 다른 암탉 곁으로 가기 바빴다.

가까이 가면 피하고...

가까이 가면 피하고...(이를 어째...)

게다가 암탉을 괴롭히는 슈퍼닭을 쫓기까지 했다. 

슈퍼닭은 수탉에게 관심과 사랑을 받고 싶었지만 아예 눈길조차 받지 못했다.

오히려 무시와 서러움만 받은 채 점점 외톨이가 되어갔다.

구석진 곳에 혼자 있거나 다른 암탉을 괴롭히는 것으로 화풀이를 해댔다.

그리하여 여섯 마리 암탉 중 네 마리가 깃털이 뽑혀나갔다. 그걸 지켜보는 우리도 괴로웠다.

이건 뭐, 후궁한테 한눈팔린 임금에겐 뭐라 못하고 질투에 눈이 뒤집혀 애꿏은 후궁을 잡는 왕비의

횡포와도 같은 거였다.

그런데 갑자기 이 모든 게 뒤바뀌는 사건이 일어나고야 만다.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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