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가1 이별의 노래 몇 년 전 어느 날의 일입니다. 늦은 귀가여서 서둘러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는데 그때 어느 한 남자의 고독한 시간과 마주쳤던 일입니다. 내가 사는 아파트인 4단지와 2단지 사이에는 10미터 남짓한 다리 하나가 있고, 그 밑으로는 장산 계곡에서 내려오는 물줄기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그 날은 아침부터 추적추적 내리던 비가 오후 늦게 그쳤던 걸로 기억합니다. 퇴근하는데 길이 축축하게 젖어 있었습니다. 다리를 막 건너려고 하는데 개울을 따라 난 길을 걸어 올라오던 한 남자가 보였습니다. 조금 비척거리는 걸로 봐서는 술자리가 끝난 뒤 귀가 중인 것 같았습니다. 가로등 불빛 아래 남자는 배가 조금 나온 사십대 중반이나 후반 정도로 보였습니다. 내가 다리 위를 거의 지났을 무렵, 남자는 다리 밑을 막 지나는 게 보였습.. 2020. 10. 1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