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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온갖 잡다한!)

가끔 정신나간 상태로 살아가기

by 나?꽃도둑 2020.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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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 정신 나간 상태가 되곤 한다.  

남의 칫솔로 이를 닦지를 않나....

내리막길에 서 있는 트럭이 미끄러지는 줄 알고 트럭 앞을 막고 죽을 힘을 다해 밀지를 않나..

휴대폰을 땅 속에 묻지를 않나...

하여간 너무 많다.

 

어제도 정신나간 상태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제 저녁 설거지를 하려고보니 세제통이 바닥을 드러냈다.

다용도실 구석에서 리필을 찾아 용기에 덜어넣고는 설거지를 했다.

냄새가 조금 이상하긴 했지만 별 의심없이 마저 끝냈다.

 

오늘 아침, 식사가 끝난 후 설거지를 했다.

그런데 아무래도 이상했다. 그동안 익숙하게 맡던 주방세제 냄새가 아니었다.

그릇에서 빨래냄새가 났다.

나는 혹시나 싶어 어제 덜고 놔두었던 세제를 확인했다.

아뿔싸! 울샴푸였다.

어쩐지 빨래냄새가 난다 했더니.... 

 

 

 

 

나의 뇌에서는 무슨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가뭄에 쩍쩍 갈라진 땅처럼 뇌에 균열이 생긴 건지 신호체계에 문제가 생긴 건지 가끔 번아웃 상태가 되는 건 

아무래도 이상한 일이다. 아무리 부주의하고 주도면밀하지 못해 일어나는 일이라고 해도 인생이 너무 코미디 같다.

가끔은 블랙코미디 상태가 되기도 한다.  

그나저나 웃을 일이 많아서 좋긴 하지만 사회적 인간으로서의 품격의 질은 떨어진다.

원래 무게 잡는 거 좋아하진 않지만 가끔 나를 바보로 아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단연코 나를 잘 모르는 사람이다!)

기분이 살짝 나빠진다.

내가 얼마나 똑똑한(?) 인간인지 본 때를 보여줘야 하나 마나 갈등 하다가도 귀찮아서 그냥 무시해버린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니들이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다 이러면서,,,

정신승리 상태로 마무리 한다.

 

 

제일 문제는 우리 딸도 나를 닮았다는 점이다.

얼마 전 남편이랑 딸이 회사러 갔다가 딸이 상추 초장 뭐 그런 건 줄 알고 옆에 놓인 검은 봉지를 들고 왔다.

집에와서 열어보니 그 안에는 커다란 마늘 한 봉지와 고추 한 봉지가 들어 있었다.

잘라놓은 마늘과 고추는 따로 귀퉁이에 들어 있었다.

횟집에서 손님에게 나가는 걸 우리 거라고 착각하고 들고 온 것이다.

얼마나 자지러지게 웃었던지,,,,,그날 일을 생각하면 정말...

딸은 며칠 뒤 그 횟집을 찾아가 이실직고를 하고 마늘 값을 주려고 했지만 받지 않고 그냥 웃고 넘기시더란다.

착각의 끝판왕들이 우리 집에 둘이나 있다니....불운일까 행운일까?...

부디 정신나간 상태로 결정적 실수는 저지르지 않기 만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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