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 껍질에는 숫자 10자리의 일련 번호가 있다. 그게 무슨 의미인지 오늘 뉴스를 보고 알게 되었다.
산란일, 고유번호, 그리고 마지막 한 자리는 닭을 어떤 환경에서 키웠는지 알 수 있는 사육환경을 나타낸다고 한다.
3번과 4번은 좁은 케이지 안에서 키우는 방식이라고 한다.
특히 사육환경 4번은 A4 용지 한 장보다 작은 공간에서 닭들이 본능적으로 해야 하는 행동을 할 수 없어서
날개가 부러지거나 다리가 부러지거나 다른 닭을 쪼아서 죽이기도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육환경의 96%가 케이지라고 한다. 유통되는 달걀 10개 중 9개는 4번 달걀이라고 하니 놀랍다.
소비자는 이왕이면 싼 가격의 달걀을 원하고 있고 이왕 먹는 거 어떤 환경이든 그게 무슨 문제가 될까 생각할 수도 있다.
글쎄다...
인권의 척도 중 하나가 동물권이다. 피터 싱어는 인간 평등의 토대가 되는 윤리를 동물에게도 적용하여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는 이유로 동물해방까지 주장한 철학자다. 인간에 의해 동물이 학대 받거나 고통받는 일을 멈추기 위해 그의 노력은 각별했다. 그 결과 1975년 출간된 그의 책인 <동물해방>은 동물에 대한 태도를 바꾸어 놓았고, 동물들에 대한 잔혹 행위를 금하는 범세계적인 운동을 촉발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는 소수의 사람을 제외하고는 윤리적 행동과는 먼 삶을 살고 있다.
어차피 현실인데.... 가축은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인데...그러면 고기 먹지 말라는 말인가?
자본주의 시스템을 누가 바꿀 수 있을까...
우리는 온갖 이유로 합리화를 찾아 그 속으로 숨어들고는 고통받는 동물들은 외면하곤 한다.
사실 동물복지가 별건가?
살아 있는 동안 행복하고 본능대로 움직이고 살아갈 최소한의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우리가 할 일인데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결국 선택의 문제 앞에서 우리는 눈감고 귀 닫아 버리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소비자로서 무엇을 어디까지 선택할 것인가의 기준은 윤리의 문제이기도 하다.
가령 육식을 끊을 수 없다면 횟수를 줄이는 것도 차선의 선택이 될 수 있다.
아무 생각없이 사는 것도 죄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오늘 4번 달걀 뉴스를 보고 다시금 깨달았다..
news.v.daum.net/v/20201202204906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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