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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2

지하철 에피소드 2 1 아기 울음소리가 지하철 안을 가득 메웠다. 태어난 지 몇 달이나 되었을까? 포대기 안에서 두 주먹을 쥐고 팔 다리를 뻗대며 울어댔다. 자그마한 체구의 젊은 엄마는 아기를 달래려고 연신 몸을 좌우로 흔들었다. 나는 자리를 양보했다. 그런데 엄마가 자리에 앉자마자 아기는 더욱 악을 써대며 울어댔다. 아기의 엄마는 얼른 일어나 아기를 달래느라 애를 쓰며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아기와 엄마의 소통의 부재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다음 역에서 바로 내렸으니까 말이다. “그래 그래. 내리자... 내리자.......” 아기는 열차에서 내리자마자 울음을 딱 그쳐버렸다. 2 “노란 머리에 파란 눈 아가씨들 너무 떠드는 거 아니요? 거 조용히 좀 하시오, 동방예의지국에 와서....어험.” 아저씨는 대뜸 외국인 두 .. 2020. 9. 27.
지하철 에피소드 1 1 시끄러운 소리에 눈을 떴다. 앞 전동 칸에서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며 몰려오고 있었다. 나는 거의 튕겨져 오르는 스프링처럼 벌떡 일어나 다른 칸으로 가는 문 앞으로 달려갔다. 무슨 영문인지 누구에겐가 물어볼 정신도 없었다, 그저 알 수 없는 공포로 인해 온 몸을 타고 흐르는 쩌릿한 느낌과 이마에 식은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빨리 문 열어요” 나는 다급하게 소리쳤다. 그렇다고 누구하나 나를 쳐다보는 사람은 없었다. 다들 시선이 문 쪽을 향해 있었다. 살겠다고 몰려든 사람들의 거친 숨소리가 귓가로 들락거렸다. 누군가가 문을 열던 그때 전동차가 정거장에 멈추어 섰다. 그리고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한 승객의 휴대폰 배터리가 폭발하여 소음과 함께 연기가 자욱해져 잠시 혼란이 있었으니 이제 안심하여도 좋다는 .. 2020. 9.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