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억새2

겨울밤에 읽는 하이쿠(24.1월) 길고 긴 한 줄기 강 눈 덮인 들판 - 본초 강둑을 따라 걸었다. 강가 억새의 흐느낌을 다 받아주는 듯 겨울강은 제 가슴을 열고 조용히 흐르고 있었다. 긴 강줄기를 따라 들판은 차라리 하얀 눈으로 덮여 있으면 좋으련만 알 수 없는 슬픔으로 일렁였다. ...너에 대한 마음에서 언제쯤 놓여날까?... 언제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평온을 찾을 수 있을까? 어떤 말은 말이 되지 못해 눈물이 된다고 했던가... 터져 나오려는 말들과 뱉어낼 수 없는 말들이 엉키어 꺼억꺼억 소리만 토해내었다. 그렇게 가슴 속에는 소화되지 못한 말들이 심장을 후벼팠다. 그랬다... 한 번도 감춰두었던 감정을 쏟아낸 적이 없었다. 그저 눌러두고 잠재우기 바빴다. 도망가고 회피하는 게 최선임을 알았기에 아무렇지 않은 척 하고 살았다... 2024. 1. 15.
가을밤에 읽는 하이쿠 이 가을 저녁 인간으로 태어난 것이 가볍지 않다 -잇사 우리는 인생을 계절에 비유하기도 한다.태어남과 모든 것이 튀어오르는 성장의 봄을 만나청춘과 삶의 절정인 여름이 지나면삶을 관조할 줄 알게 되는 가을을 맞게 된다.눈치 챌 겨를도 없이 어느새싱싱하던 나뭇잎이 시들어가고삶에도 생기를 잃어가게 된다. 하지만 깊어진다.비로소 나와 주위를 둘러보게 되면서세상 모든 만물에 생성과 소멸이 있음을 알게 되고애잔한 마음을 품게 된다. 시인은 인간으로 태어난 것이 가볍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그것도 이 가을 저녁에 온 몸으로 씌여진 싯구이기에 더욱 더 절절하게 와 닿는다.왜 그런 표현을 했을까?...스산해진 가을 저녁에 귀밝고 마음이 환해진 시인은여름 한철을 살다간 모든 것들을 생각하지 않았을까...한 시절 함께 살았지.. 2020. 10.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