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생활 (온갖 잡다한!)43

티티! 후투티! 우연히 밖을 내다보았는데 텃밭 한가운데 이상하게 생긴 새 한 마리가 있었다. 이적지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새였다. 조금 먼 거리여서 정확히 볼 수 없었지만 긴 부리에 머리쪽에 뿔처럼 솟은 게 보였고 깃털 무늬도 특이했다. . 마치 어느 집의 새장에서 탈출한 반려조처럼 보였다. 야생에서 살아갈 새처럼 보이지 않았다. 화려하고 아름다웠다.순간 티티새라는 이름이 떠올랐다. 티티새가 어떻게 생긴 새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아무튼 그 이름이 불현듯 떠올랐다. 사진으로 남기고 싶어 밖으로 나가 있는 곳을 살핀 다음 살금살금 다가갔다. 새는 긴 부리로 땅을 콕콕 쪼다가 이내 두리번거렸다. 총총 걷는가 싶더니 발자국 소리를 들었는지 갑자기 푸드덕 날아올라 저공비행으로 멀리 날아가버렸다.내가 지금 뭘 본 거지?너무 아쉬웠.. 2021. 2. 3.
셸 실버스타인의 재밌는 시 모음 눈뭉치 /셸 실버스타인 눈뭉치를 하나 만들었지 너무나 예쁜 눈뭉치였어 애완 동물처럼 간직할 생각이었어 내 옆에다 잠도 재우고 하면서 말야 난 눈뭉치에게 입고 잘 잠옷과 베고 잘 베개를 만들어 주었지 그런데 어젯밤 걘 달아나 버렸어 침대만 잔뜩 적셔 놓은 채 얼마 전 눈오리 집게로 떠들썩한 적이 있었다. BTS의 RM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으로 인해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르고 이어 다른 연예인들도 눈오리를 만드는 사진이 올라왔다고 한다. 눈오리 집게가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급기야 눈오리 집게로 눈을 집는 아이들 때문에 차창 유리나 차가 긁히는 일까지 생기자 저녁뉴스에서 이를 다루기도 했다. (오해가 있을지 모르겠다..내가 본 뉴스에서는 아이들이 한 걸로 나왔다) "에이,, 왜 그랬어?...바닥에 쌓인.. 2021. 2. 2.
뒤로 걷기 "가슴은 넣고 허리는 꼿꼿하게 펴고 턱은 살짝 내리고 시선은 멀리 팔을 앞뒤로 흔들며 빠르게 걷기를 하세요. 목디스크에 도움이 될 거예요." 도수치료사의 말대로 걷기운동을 시작한지 일주일이 지났다. 약물과 도수치료로 안 되면 정말 수술대 눕게 될지 몰라서 마지못해 하고 있다. 그러니 즐겁지도 재밌지도 않다. 오늘도 걸었다. 다리는 아프고 지겹기도 하고...그래서 뒤로 걸었다. 다리 아플 땐 뒤로 걸으면 괜찮다고 그랬는데...중심 잡느라 더 아파왔다. 시선확보는 안 되고 자꾸 힐끔 힐끔 뒤돌아보게 되고...걸음은 어정쩡하니 뒤뚱거렸다,. 일직선으로 된 길에서 그냥 가면 될 일을 자꾸 게처럼 옆으로 가게 되니 쉬운 게 없다... 뒤로 걷기 운동의 효과를 떠나서 내 모습이 너무 우스꽝스러웠다. 앞만 보고 가는.. 2021. 2. 1.
굴밥 만들기 분투기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굴밥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요리를 좀 한다는 사람이 일러준 대로 재료와 순서를 숙지하고 그대로 준비했다. 굴, 무채, 콩나물, 양념장 준비 끝! 이제 쌀을 씻어 안치기만 하면 된다. 이때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냄비와 전기밥솥 중에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고 했다 냄비밥은 하기가 좀 까다로운 반면 재료넣기가 수월하고 전기밥솥은 쉬우나 중간에 두껑을 열 수 없으므로 밥이 다 되고 난뒤 굴을 넣고 다시 취사를 눌러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고 했다. 나는 냄비를 선택했다. 거의 뜸들이기 전에 굴을 넣으려면 냄비밥이 제격이었다. 냄비에 쌀을 씻어 안치고 평소에 하던 전기밥솥 보다 물을 아주 넉넉히 부었다. 조금씩 끓기 시작하자 썰어놓은 무채와 콩나물을 넣었다. 뽀글뽀글 냄비 뚜껑을 뚫고 나올 .. 2021. 1. 27.
가지 않은 길 일요일 오후 4시쯤 남편과 간비오산에 올랐다. 울퉁불퉁 튀어나온 돌멩이가 있던 흙길 위에 야자매트가 깔려있어서 이전보다 걷기에 훨씬 수월했다. 하지만 마스크를 쓰고 걸으려니 숨쉬기가 힘들었다. 좋은 공기 마시러 산에 와서 이게 뭐하는 건가 싶어 아무도 없을 땐 마스크를 내렸다가 사람의 그림자만 보이면 얼른 올려썼다. 산중턱에서 두 갈래의 길이 나왔다. 어디로 갈 것인가?... 프로스트도 두 갈래의..길 위에서 가지 않은 길에 대해 노래하지 않았던가 다니던 길은 익숙해서 안심이고 한번도 가지 않은 길은 두려움과 호기심이 섞인 모험의 길이다. 우리는 모험의 길을 택했다. 동네 뒷산에서 길을 잃어 조난당하는 일은 없으리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걷다보니 또 여러 갈래로 뻗은 길이 나왔다. 가늘고 길게 뻗은 길들이.. 2021. 1. 25.
지구인 1. '생활이 지저분하여 다양한 병균을 보유하고 있어 식용으로 부적합 함' '남녀 암수가 분명하나 옷을 구분 짓지 않고, 동성애도 하고 성격이 변화무쌍 한 것이 인간이다'라고 규정한 한 여행가를 알고 있다. 그는 아주 오래전 말들의 나라 휴이넘을 다녀온 후 인간에 대해 거침없는 표현을 했다. 그래도 너무 하지 않는가? 인간은 이성과 합리성에 기대어 저들 스스로 고상하고 고등한 존재라고 여기고 있는데…….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진 게 없는 걸로 봐서는 여행가의 판단은 영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2. 지구인들은 자신들이 어디에서 왔는지, 죽어서 어디로 가는지 명확히 알지 못하는 듯하다. 그래서인지 의견이 분분하기 짝이 없다. 신이 이 지구상에 있는 모든 것을 창조했다는 것을 믿는 사람이 있는.. 2021. 1. 21.
<창비 어린이> 와 동화작가 되기 작년에 이어 구독을 또 신청했다. 신청하기 전 담당자 연락을 받고서 구독을 할까말까 잠시 망설였다. 목디스크 때문에 책 읽기를 중단한 상태여서 지난호도 밀려있었다. 가을호는 읽다가 말았고 겨울호는 아예 포장조차 뜯지 않았다. 어쨌든 구독 신청 며칠 뒤 증정품인 와 다이어리가 도착했다. 뜻밖의 선물이었다. 증정은 매번 원하는 책으로 보내주었는데 이번에는 물어보지도 않고 덥석 보내온 것이다. 창비에도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원하는지 알고리즘이 작동하는 건지 딱 필요한 책을 보내주어서 반갑고 놀라웠다. 는 몇 년 전 동화공부를 시작하면서 구독한 계간지다. 열심히 동화를 써보리라 결심했지만 삶이 나를 속이는 바람에 지금은 유야무야 손을 놓고 있는 상태다. 동화공모전에서 받은 몇 개의 상과 문학상 한 군데와 신춘문.. 2021. 1. 13.
내 몸에 백두대간 MRI검사를 통해 뇌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을 알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목 쯤이야....그래 머리 보다는 목이 아픈 게 낫지...내심 안도하고 있는데 신경외과 과장이 엑스레이 결과에 대해 설명을 해주겠다고 불렀다.흑백의 사진 속에는 덩그라니 두개골부터 경추와 흉추로 이어지는 뼈대만 있었다.마치 백두산 가장 높은 봉우리를 떠받치며 뻗어내린 백두대간 처럼 나의 근간을 이루는 큰 뼈대였다.그때 마침 걸려온 전화를 받느라 의사는 몸을 돌린 상태여서 나는 정지된 화면의 사진을 유심히 들여다보게 되었다. 바로 가까이에서 나의 백두대간을 본 적이 없었다. 기분이 참으로 묘했다.내 것이 아닌 다른 누군가의 것처럼 보이는 두개골도 너무 낯설었다. 너무 열심히 사진을 들여다본다고 여겼는지 통화를 끝낸 의사가 웃으며 말했.. 2021. 1. 1.
내 머릿속에 호두 올해가 가기 전 국가건강검진도 받을 겸 병원을 찾았다. 사실 건강검진보다 시급한 건 머리 어지러움 증세와 왼쪽 손끝 저림이었디. 거의 한달간 지속된 증상이라 더 미루면 안 될 것 같았다. 검사를 하루만에 다 할 수 없는 상황이라 입원을 했다. 먼저 신경과에서 뇌진료를 받았다. 문진이 끝난 뒤 확대경을(?) 눈에 대고는 이쪽저쪽 눈알을 굴리라고 해서 열심히 굴렸다. 그러고는 무릎하고 몇 군데를 작은망치로 툭뚝치더니 일자선위로 걸어보래서 또 당당하게 걸었다. " 신경성 같아 보이는데요. 자세한 건 정밀 검사를 해봐야 될 것 같아요. 요즘 스트레스 받은 일 있나요?" "아뇨...정산서류 한다고 한달 반 넘게 컴퓨터 앞에서 모니터를 뚫어지게 본 것말고는 없어요.." 의사는 아무래도 목에 문제가 있어보인다길래 나.. 2020. 12.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