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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앞에서 서성거리다48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 2016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는 세계적 거장인 캔 로치 감독의 작품이다. 제 21회 부산국제영화제 때 처음 상영되었고 BIFF시민평론단 사이에 꼭 봐야 할 영화 1순위에 올랐던 영화다. 몇 번 상영하지 않은 탓에 티켓전쟁이 일어날 만큼 화제작이었다. 그리고 12월에 국내 개봉이 결정이 되었다는 기쁜 소식도 들려왔다. 영화는 평생을 목수로 살아가던 다니엘이 심장병으로 일을 계속 할 수 없게 되면서 시작된다. 다니엘은 의사의 소견에 따라 일을 할 수 없어 질병수당을 신청하지만 담당관은 점수가 미달된다는 이유로 기각통보를 한다. 재신청을 하려면 전화를 기다려야 하고 전화는 오지 않는다. 답답한 다니엘은 실업수당을 받으려고 구직센터를 찾아간다. 거기서 케이티라는 여성이 몇 분 늦었다는 이유로 수당지급.. 2021. 1. 10.
[영화] 아무도 모른다 제57회 칸영화제 최고의 화제작이자 남우주연상을 안긴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감독의 는일본에서 있었던 '스가모 아동 방치 사건'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실제의 이야기는 훨씬 더 비참하지만영화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아이들의 삶을 보여준다. 엄마는 열두 살의 첫째 아키라와 마치 둘만 이사온 것처럼 집주인에게 말한다. 셋째 시게루와 막내 다섯 살 유키는 여행용 가방에 숨겨서 이삿짐인 것처럼 들어오고 둘째 쿄코는 밖에서 기다리다 밤이 되어서야 집에 들어온다.다같이 모여 즐겁게 저녁을 먹는 장면에서 엄마는 욕망을 그대로 드러낸다. 아이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마치 투정부리듯 "엄마는 행복하면 안돼?" 하고 되묻는다. 그리고 아이들만 남겨둔 채 몇 주씩 집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때마다 아키라는 동생들을 돌보며 엄마.. 2021. 1. 8.
[영화] 캐빈에 대하여(We Need to Talk About Kevin) 는 영어권 여성작가에게 수여하는 문학상인 ‘오렌지상’을 수상한 라이오넬 슈라이버의 원작소설을 영화로 만든 것이다. 제목처럼 캐빈에 대하여 이야기를 해야만 하는, 아니 할 수밖에 없는 영화로 2011년 칸영화제에서 처음 선보인 후 언론과 평단을 뜨겁게 달구었던 화제작이다. 현재와 과거를 세련되게 오가며 혼자 남겨진 에바의 고통과 삶을 보여준다. 자유로운 삶을 즐기던 모험가이자 여행가 에바는 원치않는 임신을 하게 되고 캐빈을 낳는다. 준비 없이 엄마가 된 에바는 캐빈에게 정이 가지 않았고 캐빈 역시 그걸 알아차린다. 에바는 행복하지 않은 얼굴로 일과 양육에 메달리고 캐빈의 이유 모를 반항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게 된다. 유독 에바에게만 마음을 열지 않는 캐빈은 교묘한 방법으로 에바를 골탕먹이기 일쑤다. 에바는.. 2021. 1. 2.
[영화] 벌새 소문만 들었던, 국내외 유수영화제 25관왕에 빛나는 를 드디어 보게 되었다. 김일성 사망과 성수대교 붕괴사고가 있었던 1994년을 건너는 열네 살 은희의 삶을 스크린에 섬세하게 담아냈다. 떡집을 하느라 늘 지쳐있는 엄마, 가끔 몰래 양복을 빼입고 춤추러 나가는 아빠, 뻑하면 은희를 때리는 오빠, 연애하느라 밖으로 나도는 언니 때문에 집안 분위기는 싸우고 찌지고 볶는 그야말로 콩가루다. 심부름을 갔다가 엉뚱한 집에 초인종을 누르고 문열어달라고 신경질 부리는 첫 도입에서 알 수 있듯이 집은 은희에게 포근하거나 열린 공간이 아니다. 언제나 불안을 품고 있는 그늘진 곳이다. 대신 단짝친구나 남자친구와 있는 공간은 환하다. 열네 살 은희로 돌아가 마음껏 웃고 떠든다. 하지만 매일 즐겁거나 순탄하게만 흘러가지 않는.. 2020. 12. 29.
[영화]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 은 2006년 영국에서 출간되어 큰 화제를 일으켰던 존 보인의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여덟 살 소년 브루노는 독일군 장교인 아빠를 따라 베를린에서 폴란드로 이사를 가게 된다. 여덟 살 브루노의 눈에 비친 세상은 참으로 이상하다. 창밖너머 멀리 보이는 농장에 파란 줄무늬 잠옷을 입은 사람들에 대해 묻자 아빠는 창문을 가려버린다. 집에서 허드렛 일을 하는 할아버지도 왜 줄무늬 잠옷을 입고 있는지 궁금해하지만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 브루노는 직접 알아보기로 한다. 엄마가 시장 간 틈을 타 창고 창문으로 몰래 빠져나온다. 숲 속을 가로질러 달리던 브루노는 철조망을 발견하게 되고 그 안에 있는 슈무엘이라는 동갑내기 유대인 소년을 만나게 된다. 그곳이 홀로코스트가 이루어지던 아우슈비츠 .. 2020. 12. 28.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방탄소년단의 뷔가 발표한 노래 스노우 플라워(Snow Flower)를 듣다가 깜짝 놀랐다. "당신이 나를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게 했어(You make me wanna be a better man)" 이 대사가 흘러나왔는데 워낙 유명해서 금세 알아차렸다. 개봉한지 23년이 된 영화 에서 유달이 캐롤에게 한 말이다. 내가 이 영화를 다시 보기로 결정한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드디어 오늘 자가격리에서 해방되었기 때문이다. 어제 검사를 했는데 오늘 음성 문자가 왔다. 정말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접촉을 하지 않았지만 혹시나 하는 찜찜함을 훌훌 털어버리게 되었으니 말이다. 는 지금 보아도 촌스럽거나 나쁘지 않은 유쾌한 로멘틱 코미디 영화다. 다만 유달의 인종차별적이고 성차별적인 독설은 .. 2020. 12. 27.
[영화] 나를 찾아줘(외국) 길리언 플린의 원작소설로 만든 는 밴 애플렉과 로자먼드 파이크 주연의 스릴러 영화다. 신문기자 출신인 닉(벤 애플렉)과 미모, 지성, 재력까지 갖춘 에이미(로자먼드 파이크)는 남들이 부러워 하는 완벽한 커플이다. 그런데 결혼 5주년 기념일 아침에 에이미가 실종된다. 어린시절 인기 있던 동화시리즈 '어메이징 에이미'의 실제 주인공인 에이미가 사라지자 세상은 떠들석해진다. 경찰은 에이미가 결혼기념일 선물과 편지와 함께 곳곳에 숨겨두었던 단서와 다이어리로 남편 닉을 유력한 용의자로 의심하게 되고, 미디어는 그의 집앞에서 진을 치며 일거수일투족을 보도한다. 닉과 쌍둥이 여동생 마고는 유명한 변호사를 선임하지만 닉이 아내 몰래 바람을 피우고 있던 사실로 인해 상황은 점점 닉에게 불리하게 돌아간다. "보이는 것만이.. 2020. 12. 25.
[영화] 셔터 아일랜드(살인자들의 섬) 세계 추리 스릴러의 대가로 불리며 발표하는 작품마다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려놓은 작가 데니스 루헤인의 원작 소설 를 영화계의 거장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스크린에 담아냈다. 1954년. 중범죄자를 수용하는 감옥이자 병원이 있는 셔터아일랜드로 연방보안관 테디 다니엘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수사를 위해 동료 척(마크 러팔로)과 함께 도착한다. 자식을 셋을 죽여 수감된 레이첼이라는 여자가 '4의 규칙과 67번째 환자는?'이라고 적힌 이상한 쪽지만을 남긴 채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테디는 수사를 위해 의사와 간호사, 병원관계자 등을 심문하지만 모두 비협조적이다. 수사에 진척이 없자 섬을 떠날 것을 결심한 다음 날, 폭풍이 불어 닥쳐 테디와 척은 섬에 고립된다. 테디는 섬에 올 때부터 악몽과 환각에 시달리는데 .. 2020. 12. 23.
[영화] 괴물들이 사는 나라 모리스 샌닥의 는 1963년 칼데콧상을 수상한 그림책으로 출간 당시엔 기괴한 괴물 캐릭터와 반항적인 주인공이 논란이 되었지만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약 2000만부가 판매될 정도로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에니메이션과 오페라로 제작된 바 있고 2009년에 의 감독인 스파이크 존즈가 영화로 탄생시켰다. 원작에 충실하면서 괴물들을 디테일하게 살려낸 점이 돋보인다. 엄마와 누나와 사는 아홉 살 소년 맥스는 심심하고 외롭다. 엄마는 늘 바쁘고 누나는 놀아주지도 않는다. 어느 날 집에 온 엄마 남자친구로 인해 뿔이 난 맥스는 한바탕 고집을 피우다가 엄마에게 야단을 맞고 집을 뛰쳐나간다. 그러다 강가에 이르게 되고 배를 탄 맥스는 강을 건너 바다 너머 괴물들이 사는 나라에 도착하게 된다.괴물들은 자신들을 다스려.. 2020. 12.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