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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날아간 책들...그리고 흔적100

채식주의자 대학생이 된 딸이 어느 날 갑자기 채식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일주일에 이삼 일을 통닭이나 삼겹살을 먹을 만큼 고기를 좋아하던 아이여서 믿기지 않았다. “왜 갑자기 고기를 안 먹겠다는 거야?” 에서 가족들이 영혜를 다그치듯이 나도 딸을 다그쳤다. “그동안 동물들한테 못할 짓을 했어…….” 예상치도 못했던 딸의 대답에 나는 잠시 멈칫했다. 그리고 차분하게 물었다. 고기 먹는 일을 그만둘 만큼 결정적인 이유가 무엇인지를. 딸은 텔레비전에서 사육되고 도축되는 동물들의 실태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봤고 그 충격으로 육식 관련 도서들을 찾아 읽었다고 했다. 나는 그저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얼마나 갈까? 그렇게 좋아하는 고기인데……하고 반신반의했다. 그냥 그러다 말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굳이 그러겠다면 말릴 생각.. 2020. 8. 28.
인간 관계의 처방전 『당신과 나 사이』는 정신과 의사였던 저자가 파킨슨병이 찾아오면서 사람들과의 관계를 돌아보며 쓴 책이다. 옛 속담에 정승 집 개가 죽으면 문전성시지만 정작 정승이 죽으면 찾아오는 이가 많지 않다고 했다. 인간관계란 대다수 이해관계로 얽혀 있다는 소리일 것이다. 저자는 가깝고도 먼 인간관계를 자신의 이야기와 또 환자의 사례를 통해서 탐구한다. 인간관계에서 사람들이 왜 상처받고 힘들어하는지 살피고, 외롭지 않고 상처 입지 않는 거리를 찾는 법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가장 아프게 하는 사람은 가까운 사람들이라는 점은 명백한 사실이다. 책을 읽으면서 나의 경험을 돌아보게 되었다. 친밀했던 사람과의 어그러짐은 특별하고도 생생한 체험이었다. 금세 잊어버릴 만큼 소소한 것이 아니라 지진 뒤 수십 차례 찾아오는 여진과.. 2020. 8. 26.
다운사이징 데모크라시 - 세계화 시대의 슬픈 자화상 다운사이징 데모크라시 - 왜 미국 민주주의는 나빠졌는가 매튜 A. 크렌슨 & 벤저민 긴스버그 지음, 서복경 옮김 / 후마니타스 / 2013년 1월 다운사이징 데모크라시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인상적인 비판서이자, 민주화 이후 한국 민주주의가 왜 나빠졌는가를 비춰 주는 거울 같은 책이다. 즉, 대중이 정치에 무관심해진 것이 아니라 더 이상 정치 엘리트들이 그들을 필요로 하지 않... www.aladin.co.kr 왜 미국 민주주의는 나빠졌는가 두 명의 저자는 이 문제를 폭넓게 다루었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자업자득인 셈이다. 세계화를 주도했던 미국은 평범한 미국인들을 시민에서 고객이라는 존재로 바꾸어 버리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을 뿐 아니라 기업형 정부가 되는 것에도 주저하지 않았다. 건강하게 출발했던 민.. 2020. 4. 23.
플라톤전집 4 - 국가 - 아무리 퍼내어도 마르지 않는 샘물 같은 책 플라톤전집 4 - 국가 ㅣ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플라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13년 2월 플라톤전집 4 정치란 무엇인가라고 묻는 책들의 원조이자 이상국가 문헌의 원조인 플라톤의 를 천병희 선생의 잘 읽히는 원전 번역본으로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주로 정의의 문제를 다루고 있기에 정의에 관하여란 ... www.aladin.co.kr 천병희 선생은 서문에서 플라톤을 더 많은 독자에게 소개하기 위해 난해한 직역과 지나친 의역은 피하고, 원전의 의미를 되도록 알기 쉽게 전달하고자 힘닿는 데까지 노력했다고 밝혀두고 있다. 그동안 박종현 선생의 역저인 [국가]의 벽을 넘지 못한 독자라면 천병희 선생의 [국가]는 쉽게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반갑고 의미 있는 작업이라 여겨진다. .. 2020. 4. 23.
건축을 위한 철학 - 정신과 열망의 표현, 건축물 건축을 위한 철학 - 세상에 단 하나뿐인 브랑코 미트로비치 지음, 이충호 옮김 / 컬처그라퍼 / 2013년 2월 건축을 위한 철학 인문학적 건축을 위한 서양 철학의 핵심을 한 권에 담았다. 현대 건축 및 건축 이론에서 논의되고 있는 철학적 견해들을 순서대로 소개함으로써 각 시대의 사회적 맥락 안에서 건축과 그 배경이 되는 철학에 대해 생... www.aladin.co.kr 건축을 위한 철학이라니... 읽기전 작가의 변이 궁금했다. 이 책은 철학사의 흐름을 시대별로 이해하는 것이 건축을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하고 있다. 철학을 먼저 공부하고 건축물을 바라본다면 건축물들이 단순한 건물이 아님을 알게 되는 것이다. 시대마다 요구되었던 정신과 건축현상들이 압축되어 있다고 할 수있다. 자.. 2020. 4. 23.
투게더 - ~되기가 아닌 함께 ~하기 투게더 -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리차드 세넷 지음, 김병화 옮김 / 현암사 / 2013년 3월 투게더 현재 지구에 사는 최고의 지성 중 하나인 리처드 세넷의 신작. 그는 이번 책에서 사람들이 거리에서, 학교에서, 일터에서, 지역에서, 정치에서, 온라인에서 어떻게 협력하고 대화할 수 있는지 탐구한다. 세넷이 찾은... www.aladin.co.kr 어제 저녁 식사후에 친구 여럿이서 투게더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서로 많이 먹겠다고 찻숟가락에서 밥숟가락으로 바꾸었고, 푹푹 떠가는 솜씨들이 실로 포크레인 수준들이었다. 공교롭게도 읽고 있는 책 제목이 투게더라니.. 많이 먹겠다고 으르렁대지는 않았지만 숟가락의 크기, 퍼올린 양에 대한 묵인은 쉴새없이 굴리던 눈치보기와 경쟁을 부추기고, 협력을 도모했을 것이.. 2020. 4. 23.
죽음이란 무엇인가 - 자신의 죽음을 점검하라 죽음이란 무엇인가 - 예일대 17년 연속 최고의 명강의 ㅣ 삶을 위한 인문학 시리즈 1 셸리 케이건 지음, 박세연 옮김 / 엘도라도 / 2012년 11월 죽음이란 무엇인가 예일대 최고의 명강의 ‘DEATH’가 책으로 나왔다. 하버드대 정의및 행복과 함께 아이비리그 3대 명강으로 불리는 강의다. 우리가 생각해왔던 심리적 믿음과 종교적 해석을 완전히 배제하고 오직 논리와 이성으로 ... www.aladin.co.kr 죽음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삶의 종착지는 결국 죽음인 셈이다. 지구상의 모든 종의 운명이다. 특히 인간이 갖는 죽음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은 공포와 절망이다 라는 생각에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리하여 인간은 죽음 그 너머를 상상하기 시작했을 것이다. 뭔가를 믿기 위해서는 상상력.. 2020. 4. 23.
눈물 닦고 스피노자 - 스피노자 선생, 고마워요~~ 눈물 닦고 스피노자 - 마음을 위로하는 에티카 새로 읽기 신승철 지음 / 동녘 / 2012년 11월 눈물 닦고 스피노자 속 난해한 문장들에서 치유의 방법론을 이끌어 재미있는 스토리와 함께 엮어낸 이 책은 철학을 통한 마음 치유를 시도한다. 현대인들이 앓고 있는 마음의 병을 17세기 철학서 를 통해 ... www.aladin.co.kr 제목이 [눈물 닦고 스피노자]이다. 뭘 어떻게 하자고 말하는 것인지....눈물 닦고 스피노자를 읽자는 뜻인지, 눈물 닦고 스피노자를 만나자는 것인지, 눈물 닦고 스피노자를 이해하자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역시 이 또한 배치의 문제인가? 상처 입은 짐승처럼 어두운 구석에서 울어 본 사람은 안다. 아무것도 위로가 되지 않음을 말이다. 시간이 필요하다. 적어도 눈물을 닦아내고 .. 2020. 4. 23.
사이언스 이즈 컬처 - 엉뚱한 길로 들어가보기 사이언스 이즈 컬처 - 인문학과 과학의 새로운 르네상스 노엄 촘스키 & 에드워드 윌슨 & 스티븐 핑커 외 지음, 이창희 옮김 / 동아시아 / 2012년 12월 사이언스 이즈 컬처 혁명의 첨단에 선 사람들의 생각을 모은 책이다. 5년에 걸쳐 예술가, 물리학자, 저술가, 디자이너, 건축가, 유전학자, 무용가, 소설가, 철학자 등 ‘지금 여기’ 현대의 최고 지성 44인이 한자리에 모여 대화를 나... www.aladin.co.kr 요즘은 책을 읽어내는 것도, 리뷰를 쓰는 것도 고역이다. 손에서 놓자니 내 마음이 '그래' 하고 개운하게 허락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꼼꼼하게 읽고 리뷰를 정성스레 쓰지도 못하니 그야말로 개떡같다... 이것도 핑계라고 이러고 있으니.. 이제 곧 봄이다..봄이 오면 정신을 좀 차리겠지... 2020. 4.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