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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의 작은 시인에게 사라 콜란겔로 감독의 는 이스라엘 영화인 나다브 라피드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로 만든 를 재해석해서 만든 영화다. 는 제 19회 부산국제영화제 때 상영한 영화로 인상깊게 보았던 기억이 난다. 두 영화의 스토리는 같지만 는 와는 관점을 달리하였다. 유치원 교사인 리사가 천재 꼬마시인 지미를 만나면서 변해가는 과정을 놀라울 만큼 섬세하게 그려낸 영화다. 미묘한 감정선을 가진 리사 역을 맡은 매기 질렌할의 섬세한 연기와 채 여섯 살이 되지 않은 지미 역의 파커 세박의 놀라운 연기가 이 영화를 더욱 빛나게 해준다. 유치원 교사인 리사는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삶에 회의를 느끼고 예술적 욕망에 이끌려 시창작교실을 다니게 된다. 하지만 시에 재능이 없는 리사는 매번 관심도 특별한 코멘트도 받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 2021. 2. 28.
비 오는 날에 비/ 원구식 높은 곳에 물이 있다. 그러니까, 물이 항상 낮은 곳으로 흐른다는 말은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물은 겸손하지도 않으며 특별히 거만하지도 않다. 물은 물이다. 모든 자연의 법칙이 그러하듯, 낮은 곳으로 흐르기 위해, 물은 높은 곳으로 올라가지 않으면 안 되었을 것이다. 이 평범한 사실을 깨달은 후 나는 네게 “하늘에서 물이 온다”고 분명히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너와 내가 ‘비’라고 부르는 이 물 속에서 내가 가장 잘하는 일은 자전거를 타고 비에 관한 것들을 생각하는 것이다. 지금 내리는 이 비는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지금 이 순간 이 비가 오지 않으면 안 될 그 어떤 절박한 사정이 도대체 무엇인가? 이런 것들을 생각하면서 자전거를 타고 하염없이 어디론가 물처럼 흘러가는 것인데, 어느 날 두.. 2021. 2. 26.
르네 마그리트 <투시>를 읽다 남자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알을 보면서 새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정말 놀라운 능력이다. 투시는 감각 기관이 아닌 초자연적인 능력에 의하여 감지하거나 막힌 물체를 훤히 꿰뚫어 보는 능력을 말한다. 화가는 알속의 새를 그려내고 있다., 둘 중 하나다. 사기꾼이거나 진짜 능력자이거나... 알에서 새가 태어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화가가 그리는 새가 정말 알에서 깨어난다면?.. 아무튼 문제의 본질을 보려는 노력. 그것보다 중요한 건 없다... flower-thief20.tistory.com/277?category=804438 르네 마그리트 을 읽다 그림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이상하다.. 하늘은 낮이고 지상은 밤이다. 상식과 완전 배치되는 이질적인 두 세계가 함께 공존하고 있다. 이쪽과 .. 2021. 2. 24.
[영화] 세인트 빈센트 는 테오도어 멜피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으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영화로 만든 작품이다. 그는 젊은 나이에 형이 죽자 어린 조카를 입양해 키웠다. 어느 날 조카가 학교에서 ‘자신에게 영향을 준 카톨릭 성인과 실제 삶에서 그 성인을 닮은 사람을 찾으라’는 과제물을 받게 되었다. 조카는 입양된 아이들의 수호 성인으로 불리는 로체스터의 세인트 윌리엄과 삼촌인 자신을 선택했고, 이에 감동한 멜피 감독은 이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기로 결심했다. 감독과 각본, 프로듀서까지 모두 맡아 첫 장편인 를 완성하게 되었다고 한다. 까칠하고 철없는 60살의 빈센트와 애어른인 10 살의 올리버와의 우정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냄으로써 잔잔한 감동과 인생의 달콤쌉싸름을 전한다. 올리버(제이든 리버허)와 엄마(멜리사 맥카시)는 새집.. 2021. 2. 23.
봄, 바람난 토끼들~ 봄이라고 불러야 하나? 텃밭학교 정원에 산수유도 피어나고 앞산 진달래도 피었다. 토끼들은 그 어느 때보다 활기차다. 봄, 바람난 토끼들... 이제 곧 여기저기서 새끼들이 태어날 것이다. (긴장된다...) 일 년 전 두마리에서 시작된 토끼는 개체수를 뻥튀기하듯 늘려갔다. 임신기간이 한 달 조금 더 된다고 하니... 모든 녀석들이 가임기에 있으니 둘이 친한 척 붙어 있는 것만 봐도 긴장된다. 일단 눈에 띄었다하면 떼어놓기 바쁘다. 그동안 태어나고 죽고 탈출하고 별별 일이 다 있었지만 언제봐도 귀여운 녀석들이다. 하지만 이제 더는 토끼가 태어나는 것을 아무도 원치 않게 되었다. 우리나라 출산율을 생각하면 암울하지만 토끼의 출산율도 마찬가지로 암울하다~ 2021. 2. 22.
방탄소년단 뷔와 데이트를... 요즘 자주 피로를 느낀다. 2개월 전, 목디스크 진단 이후 매주 도수치료를 받고는 있지만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지 않는다.일단 컴퓨터 앞에 오래 앉아 있을 수 없다. 나와의 약속인 매일 글을 써야하는 일도 가끔 고역이다.당분간 쉴까... 그러다 영원히 손을 놓을 것 같아. 꾸역꾸역 하루하루를 견뎌내고 있다. 그래서 몇 가지 규칙을 세워두었다. 휴일은 아무것도 안하고 무작정 쉬기. 가끔 걷기, 짧게라도 운동하기!자는 시간도 아까워했는데 이젠 낮잠도 마음놓고 잔다. 오늘도 장장 네 시간을 어딘가를 헤매다 왔다. 식당엘 갔다.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이 북적이는 식당이었다.그런데 낯 익은 얼굴이 눈에 확 들어왔다. 모자를 눌러쓰고 부모님과 남동생으로 보이는 가족과 식사를 하고 있었다. "앗! 뷔다 뷔!"내가 .. 2021. 2. 21.
[책] 바다의 세계사 몇해 전 친구들과 부관훼리를 타고 일본여행을 갔다. 부산항에서 밤에 출발해서 아침에 시모노세키항에 닿는 배였다. 우리는 선실에 짐을 내려놓고 갑판으로 나갔다. 멀리 부산항의 불빛이 아스라이 멀어지고 있었다. 몸을 가누기 힘들만큼 바람이 불어서 난간을 잡고 섰다. 배가 지나는 자리엔 검푸른 바다가 몸을 뒤집으며 끊임없이 허연 포말을 일으키고 있었다. 망망대해 한가운데 서 있던 나는 참으로 복잡한 기분에 휩싸였다. 아주 먼 옛날부터 온갖 사연으로 바닷길을 따라 오갔을 사람들의 영광과 빛나던 업적, 국가 간의 교역과 교류, 침략, 눈물과 한숨을 집어삼키고 침묵에 빠진 거대한 바다 앞에서 설레임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껴야 했다. 역사는 왜 모든 것을 기억하지 않는가? 그동안 역사는 땅에서 쌓아올려지고 일어나고 남.. 2021. 2. 20.
[영화] 송곳니 요르고스 란티모스 그리스 영화감독의는 매우 특이한 영화다. 영화 자체가 독재에 대한 우화, 혹은 거대자본과 권력에 대한 신랄한 은유로 가득하다. 에서 눈여겨 볼만한 것은 높은 담장과 그들이 교육 받는 언어다. 담장은 자유의 한계이고 언어는 세뇌이자 인식의 틀로 작용한다. 담장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사람은 아버지뿐이다. 그는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자신의 뜻대로 계획하고 통제하고 권력을 행사한다. 특이한 것은 이들에겐 이름이 없다는 사실이다. 주체로서의 변별성을 획득하는 술어도 갖지 못한 채, 가족이란 이름으로 뭉뚱그려진다. 몸은 다 큰 어른이지만 어린아이마냥 순수한 본능과 무지만 표출될 뿐이다. 욕망도 수치심도 없이 사소한 것을 얻기 위해 오빠의 섹스파트너인 크리스티나의 성기를 (이들은 키보드라 부른다).. 2021. 2. 19.
르네 마그리트 <빛의 제국>을 읽다 그림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이상하다.. 하늘은 낮이고 지상은 밤이다. 상식과 완전 배치되는 이질적인 두 세계가 함께 공존하고 있다. 이쪽과 저쪽이 다른 두 세계를 자유롭게 넘나들기 위해서는 현실은 잠시 잊기로 하자. 빛의 제국으로 가는 두 갈래의 길부터 찾기로 하자 아니 그보다 어느 쪽이 진짜 빛의 제국인 걸까... 밤이 찾아온 지상의 집에는 불이 켜져있다. 집 주위의 나무는 잎이 무성하고 벽난로 굴뚝에선 연기가 피어오르지 않는다. 춥지 않은 늦봄이나 여름 쯤으로 보인다. 뜰과 방안 불빛은 그다지 밝지 않은 은은한 조명에 가깝고 어른거리는 사람의 그림자라곤 없다. 이제 막 잠자리에 들려고 하는 노부부의 방일까? 빛의 제국에서는 어둠과 빛이 함께 존재해야만 서로의 존재를 극명하게 드러내게 마련이다. 지상의.. 2021. 2.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