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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사진에 글을 입히다40

3월에 읽는 하이쿠 보이는 곳마음 닿는 곳마다올해의 첫 벚꽃 -오토쿠니 파란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는 벚꽃을 보자마자 떠오르는 그림이 있었다. 바로 빈센트 반 고흐의 아몬드꽃이었다. 건물을 오려내면 파란하늘과 꽃만 남을 것이다. 이미지가 너무 닮은 풍경이다. 보통 남쪽 지방의 벚꽃 개화시기는 3월 중순쯤인데 벌써 벚꽃이 피다니 무슨 일일까?...봄이 되어도 벚꽃이 피고 진 것도 모른 채 봄을 보낸 적도 있고벚꽃이 언제 피나하고 기다리며 봄을 맞은 적도 있다.그런데 올해는 느닷없이 벚꽃이 피었다. 너무 때 이른 개화 앞에 어리둥절하다.올해의 첫 벚꽃이다.보이는 곳 마음 닿는 곳마다 기다리지 않아도 느닷없이 핀 벚꽃 때문에 기다리는 설레임보다 앞선 건 어리둥절이다.피어도 너무 많이 피었다.왜 그랬니?.. 꽃샘 추위에 질까 걱정된.. 2021. 3. 2.
르네 마그리트 <투시>를 읽다 남자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알을 보면서 새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정말 놀라운 능력이다. 투시는 감각 기관이 아닌 초자연적인 능력에 의하여 감지하거나 막힌 물체를 훤히 꿰뚫어 보는 능력을 말한다. 화가는 알속의 새를 그려내고 있다., 둘 중 하나다. 사기꾼이거나 진짜 능력자이거나... 알에서 새가 태어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화가가 그리는 새가 정말 알에서 깨어난다면?.. 아무튼 문제의 본질을 보려는 노력. 그것보다 중요한 건 없다... flower-thief20.tistory.com/277?category=804438 르네 마그리트 을 읽다 그림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이상하다.. 하늘은 낮이고 지상은 밤이다. 상식과 완전 배치되는 이질적인 두 세계가 함께 공존하고 있다. 이쪽과 .. 2021. 2. 24.
르네 마그리트 <빛의 제국>을 읽다 그림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이상하다.. 하늘은 낮이고 지상은 밤이다. 상식과 완전 배치되는 이질적인 두 세계가 함께 공존하고 있다. 이쪽과 저쪽이 다른 두 세계를 자유롭게 넘나들기 위해서는 현실은 잠시 잊기로 하자. 빛의 제국으로 가는 두 갈래의 길부터 찾기로 하자 아니 그보다 어느 쪽이 진짜 빛의 제국인 걸까... 밤이 찾아온 지상의 집에는 불이 켜져있다. 집 주위의 나무는 잎이 무성하고 벽난로 굴뚝에선 연기가 피어오르지 않는다. 춥지 않은 늦봄이나 여름 쯤으로 보인다. 뜰과 방안 불빛은 그다지 밝지 않은 은은한 조명에 가깝고 어른거리는 사람의 그림자라곤 없다. 이제 막 잠자리에 들려고 하는 노부부의 방일까? 빛의 제국에서는 어둠과 빛이 함께 존재해야만 서로의 존재를 극명하게 드러내게 마련이다. 지상의.. 2021. 2. 18.
2월에 읽는 하이쿠 무엇을 찾아 바람 속을 가는가 -산토카 마른 나뭇가지에 까마귀들이 날아와 까맣게 앉았다. 한 두마리 푸르륵 날갯짓을 하니 모두 함께 날아올라 밭가에 내려 앉는다. 바람은 차고 하늘은 맑다. '무엇을 찾아 바람 속을 가는가' 이 한 줄의 시로 묻고 싶다. 너희들은 무엇을 찾아 바람 속을 가는지.. 또 나는 무엇을 찾아 바람 속을 가는지... 그러고보면 삶은 늘 길 위에 있는 시간들이었다. 무언가를 찾고자, 얻고자 헤매고 달리고 방황하며 보냈다. 하지만 가끔 멈춰서 되돌아보면 무엇을 찾아 길을 가는지 모를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묻곤 한다. 무엇을 찾아 바람 속을 가는가.... 다 알 수 없는 게 인생일까?... 올빼미여 얼굴 좀 펴게나 이건 봄비 아닌가 -잇사 우리 모두 얼어붙은 겨울이 너무 싫은 올빼미.. 2021. 2. 15.
르네 마그리트 <할 말이 있는 식물> 귀기울여 들어보기로 한다. "자 이제 하고 싶은 말을 해봐." 뭔가 할 말이 있어 보이길래 기회를 주었더니 식물은 별 다른 말이 없다. 단지 시크하게 'canon' 이러고 만다. 할 말이 뭔지 도저히 감을 잡을 수가 없다., 식물의 표준을 세우겠다는 건지... 기준을 만들겠다는 건지... 식물이 하고 싶은 말이 뭔지 아는 사람? 누구 통역해줄 사람?... 이전 관련 글 flower-thief20.tistory.com/224?category=804438 르네 마그리트 를 읽다 이 그림의 제목을 보는 순간 예전에 손석희 뉴스룸에 나와서 이효리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유명하지만 조용히 살고 싶고, 조용히 살지만 잊혀지긴 싫다 가능하지 않은 얘기 아닌가요? 라는 손 flower-thief20.tistory.co.. 2021. 1. 30.
노을과 황홀 사이 달리는 차안에서 찍은 사진들이라 몽롱하다.... 노을과 황홀 사이 개와 늑대의 시간... 2021. 1. 26.
바다와 고양이2 지난 일요일 해동용궁사 근처 바닷가에서 고양이 두 마리를 만났다. 해동용궁사 건너편 일출봉이 있는 해안로를 따라 걷고 있는데 쌍둥이처럼 생긴 두 녀석이 우리를 보자마자 스스럼없이 촐랑촐랑 다가왔다. 꼬리를 잔뜩 치켜세우고 와서는 다리에다 얼굴을 부벼대며 냐옹냐옹거렸다. 경계심이라곤 전혀 없는 거의 개냥이 수준이었다. 딸이 마구 쓰다듬어도 가만있었다. 우리집 고양이도 이렇게까지 애교는 없는데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키우다가 누가 버린 건가?.... 그런데 가만히 보니까 둘 다 귀끝이 조금 잘려 있었다. 중성화 수술을 한 길고양이들이었다. 혹시 배가 고파서 그런가 싶어 딸이 뭐라도 사오겠다며 아빠한테 돈을 받아들고는 왔던 길을 뒤돌아 뛰어갔다. 남편도 먹을 게 있으면 사오겠다며 원래 우리가 가려던 길로 가버.. 2021. 1. 18.
겨울밤에 읽는 하이쿠2 한겨울 칩거다시 기대려 하네이 기둥 -바쇼 그야말로 한겨울 칩거다.사방은 고요하고 세상은 정지되어 버렸다.갈 곳도 없고 갈 곳도 잃어버린 채 멍하니이 자리에서 삶이 얼어붙었다.무엇에 기대어 살아야 할까...다시 일어서고자 할 때 삶이 휘청이면 어쩌지?그때 무엇에 기대야 할까...다시 기댈 수 있는 기둥 하나쯤은 가지고 있어야 할텐데그게 너라도 상관 없고또 다른 나라도 상관 없다.그래도 기울어버린 나를 일으켜 세우는 게 나 자신이었으면 하는 것은결국 삶은 혼자 서는 것이므로내 안의 단단한 기둥 하나쯤을 가지고 싶은 거다. 모조리 죽어버린 들판에 내 발자국 소리 -호사이 이 짧은 한 줄의 시에서 얼마나 많은 생각과 풍경을 담아내는지 정말 감탄스럽다.모조리 죽어버린 겨울 들판을 걸어보지 않은 사람은 시인이 그.. 2021. 1. 16.
복종 복종 네가 쓰다듬던 방향으로만 네가 부르던 방향으로만... 2021. 1.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