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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안나 카레니나- 감상 詩 안나 카레니나 내 몸의 뜨거운 피가어딘가로 흘러가요밤이 오지 않는 날들이 계속되고갈증으로 목구멍이 까맣게 타버렸어요당신으로 인해 발명된 나는,처음 당신을 만난 기차역에서꽃잎처럼,몸을 날릴거에요불꽃이 튀다 사그라드는 것처럼무엇보다 강렬하게 붉어야 나는 완성되죠그순간 날아오를 까마귀 날갯짓에당신 심장이 갈기갈기 찢겨야나는 생기있게 살아날 수 있어요오 내사랑, 당신도 붉어져야 해요 붉은 강물 위에 나는꽃잎 되어 떠 있고,당신은 잠시나마 나를 바라보겠죠유일하게 내가 지은 죄,열정의 과잉으로모든 것의 물기를 말라버리게 한,당신 목에 시퍼런 칼자국을 내고사랑으로만 삶이 완성되길 갈망한이 죄의 치욕을아니 치욕의 죄를 눈을 감지 않고다 지켜볼 거예요 ------- 레프 톨스토이 원작 '행복한 가정의 사정은 다들 비슷비.. 2020. 9. 10.
[영화] 내 어깨 위 고양이, 밥 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2012년 출간되어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제임스 보웬의 자전적 이야기다.제임스는 런던 거리에서 버스킹을 하며 살아가는 노숙자이자 마약중독자로, 희망없이 하루 하루 근근히 살아간다.그러던 어느 날 고양이 밥을 만나면서 삶이 완전히 달라진다. 제임스 보웬은 어릴 적 부모가 이혼하면서 호주에서 영국으로 왔고 아버지는 재혼해서 새가정을 꾸리게 된다.이 모든 상황에 적응할 수 없었던 제임스는 집을 나와 방황을 하며 마약에 손을 대기 시작한다.마약 때문에 폐인이 되거나 죽어나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제임스는 마약을 끊으려고 하지만 매번 치료에 실패한다.이에 연민을 느낀 상담사 벨(조앤 프로갯)은 소외계층을 위한 무료주택을 어렵게 제공해준다.따뜻한 물이 나오는 집에 들어오던 날 열려진 창문.. 2020. 9. 9.
내가 조언하는 방식에 대하여 가끔 주변 사람들은 내게 조언을 구해온다.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진지하거나 심각하거나 결정을 못하거나... 아무튼 이유는 다양하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혹은 툭 던지듯 가볍게 대답을 주긴 하지만 결정 만큼은 나를 힘들게 한다. 나 역시 결정장애를 가진 사람인데 다른 사람의 일에까지 결정을 해야 하다니, 이건 고문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기가막힌 방법을 터득해냈다. 어느 날 동료가 동창회가 있다며 거울 앞에서 자켓의 단추를 풀었다 잠갔다 하면서 한참을 이리저리 보더니 물었다. " 단추를 잠그는게 나아요? 아니면 푸는 게 나아요?" 그래서 나는 대답해줬다. "왜요? 고민되요? 갈 때는 잠그고 시간이 좀 지나선 풀고 있으면 될 것 같아요." 동료는 내 대답에 만족한 듯 활짝 웃었다. 한참이 지난 어느 .. 2020. 9. 8.
태풍이 지나간 자리 태풍 하이선이 지나갔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내륙을 강타하지 않고 동해로 빠져나가 막대한 피해를 면했다는 점이다. 그러고보니 열흘 사이에 세 번의 태풍이 발생했다. 바비, 마이삭, 하이선에 이어 태풍이 또 온다고 하니 그야말로 긴장의 연속이다. 태풍 때 겪게 되는 온갖 파손과 산사태 ,침수는 막대한 재산피해와 인명 피해로 이어지곤 하는데 부디 가볍게 지나가길 바랄 뿐이다. 오늘은 평소보다 한 시간 늦게 출근을 했다. 비바람이 조금 수그러들 때 집을 나왔는데 태풍이 지나간 거리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간판은 떨어져 한쪽으로 기울고, 가로수는 길바닥에 쓰러지고 뚝 뚝 부러진 생가지들과 나뭇잎들은 비에 젖은 채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었다. 완전히 빠져 나가지 않았는지 태풍의 꼬리는 여전히 남아 있었다. 살랑.. 2020. 9. 7.
[영화] 내 사랑 -실화 요즘 넷플릭스에서 영화 보는 재미에 빠져 있다. 은 가장 최근에 보았고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이는 영화다.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캐나다 나이브(Naive)화가인 모드와 그녀의 남편 에버렛이 살았던 어촌 마을을 배경으로 동화같은 이야기가 펼쳐진다.이야기는 숙모 집에 얹혀 살던 모드가 독립하기 위해 가정부를 구하는 생선장수 에버렛을 찾아가면서 전개된다.영화는 두 사람의 만남과 사랑의 과정을 잔잔하고도 아름답게 영상에 담아냈다. 그리고 모드의 그림을 함께 감상할 수 있어 무엇보다 좋다. 내 사랑 (Maudie), 2017. 07. 12감독 : 에이슬링 월쉬출연 : 샐리 호킨스(모드 역), 에단 호크(에버렛 역) 거칠고 무뚝뚝하고 글자도 제대로 깨우치지 못한 생선장수 에버렛 어릴 적부터 관절염을 앓아 몸이 불편하.. 2020. 9. 6.
닭들의 전쟁 2 닭의 세계에 뛰어들어 간섭할 수도 해결할 수도 없어 어찌지 못하고 시간만 흘러갔다. 수탉과 다른 암탉들은 여전히 사이좋게 지냈지만 언제나 일촉즉발의 기운이 감돌았다. 슈퍼닭은 독이 잔뜩 올라 갈수록 표독해졌다. 암탉들은 깃털이 뽑혀나간 자리에 피가 맺히기도 했다. 수탉의 눈을 피해 슈퍼닭의 패악질이 극에 달할 무렵, 동물농장엔 기러기 한쌍이 들어오게 되었다. 그야말로 한 성질하는 왕비를 눌러버릴 대왕대비마마 납시요였다. 기러기는 슈퍼닭을 눌러버릴 만큼의 위엄이 있었다. 커다란 몸과 단단하게 생긴 부리와 물갈퀴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걸 눈치채지 못한 슈퍼닭은 여전히 암탉들을 괴롭혔다. 기세등등 그야말로 안하무인(계) 이었다. 기러기는 둘이 꼭 붙어 지냈다. 커다란 통에 먹을 물을 갈아주면 교대로 목욕.. 2020. 9. 5.
닭들의 전쟁 1 슈퍼닭이 오기 전 동물농장은 평화로웠다. 암탉 여섯 마리와 수탉 한 마리가 사이좋게 살고 있었다. 누군가가 준 선물인지 기증인지 아무튼 그렇게 동물농장 새식구가 되었다. 슈퍼닭을 처음 데리고 왔을 때 중닭 크기 만한 병아리였다... 금세 쑥쑥 자랐고 얼마 지나지 않아 보통 닭의 크기 만큼 되었다. 슈퍼닭은 닭장내 막내였지만 막내 같지 않았다. 이름에 걸맞게 보통 닭의 두배에 달하는 커다란 몸집과 시원하게 뻗은 꽁지깃을 자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암탉 중 두 마리 등에 깃털이 빠져 피부가 벌겋게 드러난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처음엔 피부병인가 싶어 자세히 살폈지만 깃텰이 뽑히거나 부러진 것 말고는 다른 증세는 없었다. 다들 닭을 키워본 경험이 없어서 참으로 난감하였다. 진실이 드러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 2020. 9. 4.
[책]삶을 바꾸는 책 읽기 는 그냥 제목만 보아서는 과장된 구호처럼 보인다. 살다보면 삶을 바꿀만한 일이나 기회를 좀처럼 만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삶이란 오래된 습성처럼, 일정한 틀에 맞추어져 정형화되기 일쑤인데 겨우 책읽기로 바꿀 수 있다니? 아니 삶을 바꾸는 책읽기라니? 제목에서 주는 느낌은 그다지 신빙성이 없어 보이기까지 했다. 사실 모두가 앞으로 달리는 상황에서는 아무리 노력해도 제자리걸음을 하기 일쑤고, 삶의 그늘은 더 짙어지고 확대되어 가고 있는지 사람들의 사는 모습은 참으로 팍팍하고 고단해 보인다. 어쩌면 노력만으로 자기 삶을 변화시키거나 보상받는 시대는 저 멀리 달아나 버렸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의도가 그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삶이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일이긴 하지만 단순히 의식주만 해.. 2020. 9. 3.
방탄소년단 BTS에 반하다 방탄이 드디어 '다이너마이트'로 빌보드 핫100에서 1위를 하였다... 누군가에게 빠져 허우적대거나 콩깍지가 씌는 건 길어야 2년이다. 그런데 3년이 지났다.내가 그들의 팬이 된 건 2017년 11월 1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AMA 공연을 보고 부터다. 뷔가 뒤돌아보면서 노래하던 바로 그 순간에 홀릭해버린 것이다.사실 평소 아이돌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 인형같이 예쁜 외모에 립싱크와 퍼포먼스에만 치중하는 연예 산업의 꽃이라고만 생각했다.그런데 편견과 선입견으로 쌓은 견고한 벽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그게 라이브 공연이라니...춤을 추면서 마치 음원을 틀어놓은 것처럼 노래하는 게 가능한 일인가 싶어 증거 자료를 찾기 시작했다. 방탄 탐색은 그렇게 이루어졌다. 나는 무언가에 꽂히면 지겨워질 때까지.. 2020. 9.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