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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건져올린 에세이

5. 눈부신 바다, 남해

by 나?꽃도둑 2020. 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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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랭이 마을 언덕에서 바라본 남해바다

친정 식구들과 남해로 여름휴가를 다녀왔다. 2박 3일 일정을 주로 납해탐방과 맛있는 것 먹기, 낚시

등으로 예정되어 있었다. 우선 남해로 가는 길목에 있는 삼천포 시장에 들러 장어와 전어, 잡어회를 샀다. 

미리 예약해둔 창선(삼천포와 남해읍 중간 지점으로 기억)에 위치한 팬션에서 짐을 풀고나니 시간은 그렇게 저렇게 

지나가고 저녁이 되었다.

아름다웠다. 고즈넉한 저녁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멀리 삼천포항의 불빛이 점, 멸, 점, 멸 하다가

아련한가 싶다가도 반짝반짝 제 빛을 찾아갔다. 

 

팬션에서 바라본 바다. 멀리 삼천포항 불빛이 아련하다
장어와 전어 구이

 남해는 해안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즐기는 데 있어서 최적의 지형을 가지고 있다. 직선과 곡선이 적절하게 

있어 지루하지 않거니와 숨바꼭질 하듯 바다는 숨었다가 다시 모습을 드러내곤 한다 .

차로 한 바퀴 돌면서 남해금산 보리암, 가천 다랭이마을, 독일마을, 바람흔적 미술관, 은모래해수욕장에서 

잠시 머물렀다.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보리암이다. 아침 일찍 오른 남해금산 보리암은 짙은 안개로 인해

남해 일대의 풍경을 볼 수 없었지만 구름 위를 걷는 듯 몽환적이었다.

안개 속에 묻혀 나는 이성복의 남해금산을 떠올렸다. 

 

남해금산/ 이성복

 

한 여자 돌 속에 묻혀 있었네

그 여자 사랑에 나도 돌 속에 들어갔네

어느 여름 비 많이 오고

그 여자 울면서 돌 속에서 떠나갔네

떠나가는 그 여자 해와 달이 끌어 주었네

남해 금산 푸른 하늘가에 나 혼자 있네

남해 금산 푸른 바닷물 속에 나 혼자 잠기네

 



독일마을에서 맥주 한잔과 소시지 모듬을 먹고 바람흔적 미술관으로 갔다.

바람흔적 미술관. 이름에 반하고 설치미술가인 최영호 작가의 바람개비 구조물에 반하고 시원한 바람에 반하고

아름다운 경치에 반하고 말았다.

그곳의 바람은 달랐다. 바다와 산을 휘돌아 도착한 바람은 부드럽게 어깨를 감싸거나 툭 치고 달아나기도 한다.

인간과 자연, 바람개비와 온갖 구조물 사이를 지나다니며 성난 마음을 어루만지고 지치고 힘든 삶을 위로한다.

정말 가 보면 알 일이다.

 

 

남해 삼동면에 위치한 바람흔적 미술관

 

남해는 남해다. 

아름답고 눈부신 곳이다.

모든 것이 반짝이는 곳이 있다면 바로 그곳이 남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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