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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날아간 책들...그리고 흔적

[책]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by 나?꽃도둑 2020.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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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상처입은 인간의 내면을 고스란히 보여 준다.

아내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우발적 살인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윤수의 절박함은 생에 대한 환멸, 치욕이었다.

하지만 윤수 만이 느껴야 했던 것은 아니다.

어릴 적 사촌오빠에게 성폭행을 당하고도 집안 체면 때문에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대하는 엄마의 태도 때문에

몇 번의 자살 시도를 한 유정도 그랬다.

결국 상처를 치유하지 못한 채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한 순간의 사건이 가져다 준 상처가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을 수도 있다는 것과

그 상처에 대해 침묵하거나 묵인하는 것은 얼마나 잔인한 일인가를 소설은 보여준다.

 

교도소에 갇힌 윤수와 생의 의미를 잃고 살아가는 유정의 만남은 수녀인 이모를 통해 이루어진다

둘은 서로의 상처를 조심스레 들여다보며 어루만지기 시작하면서 자신을 용서하고 주변 사람들을 용서하기에 이른다.

 

 

사진출처 : 다음영화

 

 

까뮈는 사형을 또 다른 살인이라고 하였다. 작가는 그 문제를 두고 이야기한다. 결과 보다 과정에 비중을 두고 왜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는지, 과연 사형제도가 인간 존엄성에 위배되는 건 아닌지, 존치론과 폐지론에 대해 열띤 토론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묻고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한 가지 궁금증이 일었다. 사후세계에 대한 두려움 없이 죽음에 대해 초연할 수 있을까? 과연 죽음을 앞두고 반성하지 않는 인간이 몇이나 될까 하고 말이다. 이것은 삶의 문제이기보다 죽음의 문제라고 느꼈다.

 

‘사형은 또 다른 살인이다’ 라는 말에 공감하면서도 사실 조금은 혼란스러웠다. 사형수들이 끝내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해 뉘우치고 용서를 구한다는 것은, 그들 역시 인간이고 태어날 때부터 악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하지만 죽음 앞에서야 참회하는 모습은 그다지 감동적이지는 않다. 그들이 단지 사랑의 결핍과 무관심만이 생을 떠받치고 있어서 존재의 방식이 어둡고 비루하고 철저히 소외되었다는 것은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그들의 존재 방식은 이 땅에서 사라져야 한다.

결국 이 소설은 사형제도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이끌어 내는데 큰 몫을 하였다. 한때 찬 반 논쟁으로 온 나라가 들썩거린 걸 기억한다.

 

우리 모두는 불완전하고 흔들리는 존재들이다.

삶이 온전하고 안정될 리 없다. 하지만 우리는 끊임없이 중심을 잡으려, 궤도밖으로 벗어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두 사람이 서로를 끌어당겨
다시 돌아온 것은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41389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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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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